12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안에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추모 공간. 안동시가 8일 서거한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이 공간을 방문한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안동하회마을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맞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시민들이 추모 공간을 들르고 있다”며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0년 재위 기간 영국의 상징이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국내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여왕의 장례 기간인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 ‘충효당’ 앞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추도 단상을 설치했다. 여왕은 1999년 4월 부군 필립공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여왕은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73세 생일상을 맞으며 안동과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여왕님과 안동의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며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며 “봉정사 법당 안에도 작은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49일간 운영한 뒤 49재를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여왕서거', '#엘리자베스2세' 등 해시태그를 단 추모글이 속속 올라왔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추모글을 게재한 허광훈 씨(31)는 "2차 세계 대전부터 '브렉시트'까지 근현대사를 군주의 위치에서 직접 경험하신 분인 만큼 그 자체로 존경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여왕 서거를 통해 과거를 되짚어보고 영국과 한국은 물론 세계가 앞으로 한 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대영제국의 제국주의와 노예제 등에 대한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국 왕실 공식 홈페이지 속 추모 사진에 여왕이 착용한 장식품들이 대부분 식민지에서 훔친 전리품이라고 한다”며 “정복당했던 나라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 것 같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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