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중이던 11일 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와 이에 반대하는 반일단체가 정면 충돌했다.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1일 밤 10시경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10여 명이 정의기억연대 해체와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하며 기습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 앞으로 걸어가자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단체 ‘반일행동’ 회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두 단체가 뒤엉켰다. 이 과정에서 신자유연대 회원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두 단체 사이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접촉을 차단했지만 이후에도 두 단체는 스피커를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대치를 이어갔다. 신자유연대 측은 “집회 신고를 했는데 반일행동이 방해한다”고 주장했고, 반일행동 측은 “소녀상 테러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맞섰다. 두 단체의 대치는 4시간여 동안 이어지다 신자유연대 측이 12일 오전 2시 10분경 해산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경찰관을 밀친 반일행동 회원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 현장에서 채증한 증거를 바탕으로 두 단체의 집회와 소음 등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소녀상 앞에선 2020년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과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이후 보수와 진보 단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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