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산콘서트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악한 공연 장소와 ‘바가지 숙박’등 잇따른 논란으로 부산시와 BTS소속사측이 지난 2일 공연장을 뒤늦게 변경하면서 당국은 한 달 보름 남겨두고 행사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인 만큼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은 한 달뿐이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자칫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또 70억 이상 소요되는 공연비를 공연 주최 및 주관사인 ‘빅히트뮤직’과 ‘하이브’가 전액 부담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시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무료 공연으로 티켓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아직 공연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해 정해지지 않았다. 굵직한 기업들의 협찬은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에 정작 부산시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와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는 이번 공연에 행정지원만 담당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원치 않다.
BTS소속사 등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는 주최측이 상당한 돈을 들여 전 세계에 무료로 온라인 스트리밍(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비를 비롯해 시설 등 철저한 준비는 물론 당국은 이를 활용해 공연 사이사이 부산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외국인 방문객은 물론 콘서트 당일(10.15)이 토요일이어서 행사 전후 부산에서 머물다 가는 국내 아미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부산을 홍보할 수 있는 특색있는 관광상품 마련도 시급하다.
콘서트장 변경에 따른 기존 숙박지 예약 취소와 공연장 일대 새 숙박 예약과 관련해 또 다시 바가지 숙박 논란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지책도 필요하다.
아시아드주경기장뿐만 아니라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일대까지 교통 안전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10월에 들어서자 마자 KTX나 비행기 등 교통편 티켓 예매가 치열할 것으로 보이면서 당국이 미리 방안을 만들어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현재까지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미들은 내부 관계망을 통해 자체적으로 교통 수단과 안전 대책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할 새로운 관광상품도 없어 아미들은 BTS멤버들이 다녀갔던 부산시민공원, 오륙도 등 이미 알려진 일명 ‘부산 BTS성지’를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부산시는 공연 규모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밀접한 교통·안전 대책 수립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BTS소속사측은 앞서 공연장 스탠드석(서서 관람하는 자리) 추첨을 안내하고 지난 7일 당첨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조만간 일반석에 대해 추첨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관계자는 “처음 10만명 규모에서 절반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규모와 관련 문제는 소속사 측이 모두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미들의 이번콘서트에 대한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40대 진모씨는 “이번 공연을 만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안전 등 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 공연장 선정 때부터 계속 우왕좌왕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30대 강모씨는 “BTS도 선한 마음으로 개최하는 콘서트고 부산 사람들도 엑스포 유치는 한마음일거라 생각한다. 부산사람으로서 이번 콘서트 준비를 잘 해서 외국인이나 타지 사람들이 부산의 다양한 매력을 많이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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