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범행 전 예금 1700만원 인출 시도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남성 전모 씨(31)가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 씨(31)가 범행 당일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A 씨가 범행 전 1700만원을 인출하려 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의도에 대해 수사 중이다.

A 씨는 범행하기 약 8시간 전인 14일 오후 1시 20분경 자신의 거주지 인근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예금 전액인 1700만원을 찾으려 시도했으나 한도 초과로 실패했다.

경찰은 A 씨가 현금을 찾아 범행 후 도주 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출 목적이나 의도는 수사 중으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일 그는 6호선 구산역에서 일회용 승차권을 이용해 기록을 남기지 않고 신당역으로 갔다.

미리 흉기를 준비한 그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위생모를 착용했고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피해자를 기다렸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법원은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