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지하철 운행 지연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발언 규탄, 장애인 권리예산 쟁취! 제3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장연 회원 80여 명은 당산역을 거쳐 9호선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하면서, 열차가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옆 칸으로 옮겨타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2호선 외선 순환 운행이 50분 지연됐다. 2호선 내선 순환과 9호선은 정상 운행됐다.
이날 시위는 1984년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다 숨진 김순석 씨(사망 당시 35세) 38주기를 맞아 열렸다. 김 씨는 ‘서울 거리의 턱을 없애 달라’는 장문의 유서를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전장연 회원들은 이날 ‘김순석 열사 38주기, 공간이동의 자유를 찾아서’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김 씨가 남긴 유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장애인이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선 예산 1조 5000억 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근 전장연 시위를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처벌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어이없고 비통하고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에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중구 서울시청까지 장애인 등 편의법 권리를 찾기 위한 행진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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