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등 에너지 산업 다각화해야”
울산시장, 속도조절 필요성 시사
태풍 길목에 위치해 사업 부정적
정부입장 확인 후 최종 결정하기로
울산 앞바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전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할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에너지 산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울산에 실질적인 이득이 되고 실현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은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울산 앞바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는 민선 7기 송철호 울산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정책이다. 울산 육지로부터 50여 km 떨어진 바다의 수심 200m 안팎에 건설될 해상풍력단지는 정부의 발전 사업 허가도 모두 난 상태다.
지난해 7월 23일 GIG-TOTAL 에너지사의 ‘귀신고래 2호’에 대한 발전 사업 허가가 난 것을 시작으로 한국석유공사와 5개 민간 발전사에서 총 13개 구역의 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다. 이들 회사는 해상풍력으로 총 6659MW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소(원전) 1기당 1000∼150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감안하면 원전 5, 6기를 대체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량을 세계 최대 규모인 9000MW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송철호 당시 시장은 울산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려는 이유에 대해 “실증 조사 결과 울산 앞바다는 바람의 질이 풍력발전에 적합하고 바지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이 있다”며 “인근에 원전의 전력 공급망이 잘 갖춰져 있어 울산이 해상풍력의 최적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시장은 “현재 부유식 풍력발전 기술과 기자재 수준은 초기 단계”라며 “기능이나 효율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10년이나 15년 후 지금보다 훨씬 발전된 풍력 기술이 나오면 사업비도 훨씬 적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가진 외국투자사들에 우리 앞바다를 부유식 해상풍력 시험장으로 내어 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현재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에서 모두 철수했으며, 해외 투자사들이 국내 기업과 손잡고 추진 중인 이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예정지인 울산 앞바다는 최근 11호 태풍 ‘힌남노’의 경로에 포함되는 등 태풍의 길목이라는 점도 울산시가 이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울산시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통한 대정부 질의와 올해 말 수립 예정인 제10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뒤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전면 백지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종합 지원 콤플렉스 조성 사업도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정부 공모에 선정된 이 사업은 국비 149억2000만 원과 시비 145억 원 등 294억2000만 원을 투입해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 안전훈련센터, 관제센터, 부품지원센터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어서 실제로 집행된 예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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