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래윗집 혹은 옆집 사이에 “너희가 너무 예민하다” “거짓말 하지 마라”는 분쟁이 오가고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원인을 정확히 알면 큰 비용 들이지도 않고 의외로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 서로가 몰라서 싸우는 것이다.
문제점을 알아도 해결되지 못하는 층간소음 갈등이 많지만 이런 경우는 문제점만 제대로 파악하면 손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윗집 ‘쿵’ 발망치에 6살 아들 발작…침대 옆 매트로 간단히 해결
경기도 화성의 14년 된 아파트 9층에 사는 평범한 30대 가정주부입니다. 서울에서 살다 지병을 얻어 요양도 할 겸 6개월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주변 환경 속에서 매일 산책도 하면서 삶의 여유를 되찾아, 이사 오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위층에서 밤늦게 들리는 ‘쿵’ 소리에 잠을 자던 6살 아들이 놀라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황급히 119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공황장애 초기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이를 크게 놀라게 하는 경우는 없어야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안방 쪽에서 간간히 들리는 ‘쿵’ 소리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다른 방보다 유독 안방 쪽에서 심하게 들립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주로 들리고 주말에는 횟수가 평일보다 몇 배 더 잦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뛰는 소리처럼 자주 들리는 것도 아닙니다. 대신 크게 들립니다.
아들이 놀라 발작을 일으킬 정도이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항의하러 위층에 올라갔습니다. 50대의 윗집 아주머니는 “안방에는 서울로 일찍 출퇴근하는 남편만 생활하고 있고 침대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외지에 나가 있어 평소 집안에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집에 많이 있는 자신도 “층간소음을 조심하기 위해 거실에 매트도 깔고 조심스럽게 살고 있다”며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살짝 열린 현관문으로 보니 실제로 거실에 매트가 깔려 있었던 걸 보니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주머니는 “그래도 유의하겠다”고 말씀하셔서 큰 다툼 없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여전히 새벽, 아침, 주말마다 ‘쿵 쿵’ 하는 소리는 여전했습니다. 안방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어 현재는 거실에서 잠도 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방도 사용 못하고 소음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아 건강이 더 악화되는 듯합니다.
위층은 조심해서 지내고 있다 하는데, 거짓말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들리는 쿵쿵거리는 소리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왜 ‘쿵’ 소음이 간헐적으로만 안방에서 들리는 걸까요? 혹시 윗집 아저씨가 저에게 보복소음을 내는 것일까요? 저는 정말 살고 싶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여러 믿을만한 조사들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 중 대략 45%가 ‘아이들 뛰는 소음’이고, 25% 정도가 ‘어른 발걸음 소음’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발망치 소음’입니다. 이러한 소음은 출퇴근 시간, 주말시간대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 역시 어른 발걸음 소음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층간소음의 특성과 달리 발생 장소가 안방에 국한되고, 간헐적인 소음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윗집의 가족 구성이나 소음발생 시간대로 봐서는 윗집 아저씨가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발꿈치로 바닥을 내리치는 소음입니다. 평일 출퇴근 시간에 들리고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침대에서 내려오는 횟수가 잦다보니 더 자주 비슷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집만 그런 것이 아니고 유사한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종종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안방 침대 옆 ‘발망치’가 울리는 곳에 소형 면적의 매트를 설치한다면 소음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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