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펜션에서 다른 투숙객이 주차한 차량을 들이받고 해당 차주를 폭행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2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9일 특수폭행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8일 오전 5시 30분경 제주시 삼양동의 한 펜션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60대 차주 B 씨를 둔기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KBS가 공개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 씨는 이중 주차된 차량 앞을 서성이다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이후 이중 주차된 차를 향해 돌진했다. 추돌 충격으로 차가 밀려났지만 A 씨는 한 차례 더 멈춰있는 차를 들이받았다.
충돌 소리에 놀란 B 씨가 밖으로 나오면서 112에 신고하는 사이, A 씨는 또다시 해당 차량을 들이받았다.
차에서 내린 A 씨는 B 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1m 길이의 둔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B 씨는 이마가 찢어지고 치아가 흔들리는 등 전치 2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해당 펜션의 장기 투숙객으로, 일을 하기 위해 제주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B 씨는 ‘한 달 살기’에 나선 관광객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침 일찍 출근하기 위해 나섰는데 차가 전화번호 없이 이중 주차돼 있었다”며 “20분 가까이 차주를 찾은 후 차를 빼달라고 했는데 말다툼이 생겨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B 씨는 KBS에 “숙소에 주차 공간이 없어 주인과 이야기하니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이중 주차한 것”이라며 “차에 명함도 남겨뒀기에 전화 오면 차를 빼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차 빼’라며 문을 쾅쾅 두드리길래 차 열쇠를 들고 내려갔더니 온갖 욕을 하면서 위협했다. 혹시 몰라 휴대전화를 들고 오려고 다시 방으로 올라간 사이 차를 마구 박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인근 CCTV와 진술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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