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에 이르는 수임료를 다른 사람 계좌로 받아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한 변호사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차량 트렁크 안에 개조한 개인금고를 만들어 현금과 골드바 등 13억 원 상당의 재산을 숨기고 세금을 체납한 전직 금거래소 운영자도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527명에 대해 올 6월까지 추적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례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상자산과 사모펀드 등에 돈을 숨긴 사례까지 총 1조2552억 원의 체납 세금을 거둬들였다.
이 중 A 변호사는 최근 3년간 수십 억 원에 달하는 고액 수임료를 받았지만 지인 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부가가치세 등 세금 수억 원을 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우자 명의의 신용카드를 쓰고 배우자 명의 주택에 살다 조사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재산 은닉혐의가 확인되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체납 처분 면탈혐의로 고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거래소 운영자 B 씨는 매출누락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자 사업장을 폐업하고 부동산 등을 타인에게 양도해 강제징수를 피했다. 국세청은 B 씨가 수도권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가족이 외제차 2대를 소유한 사실을 파악하고 거주지를 수색했다. 그 결과 안방 베란다와 금고, 차량 트렁크를 개조한 금고에서 현금, 외화, 골드바, 귀금속 등 약 13억 원 어치를 압류했다.
가상자산 등 신종 금융자산을 활용한 체납 사례도 나왔다. C 씨는 비수도권 부동산을 수십억 원에 팔고 대금 일부로 가상자산을 샀지만 양도소득세 수억 원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이 추적 프로그램으로 확인한 결과 C 씨가 개인 전자지갑으로 옮긴 가상자산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처제 명의의 가상자산 주소로 옮겨진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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