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계속 유지, 왜?…“트윈데믹 가능성 등 고려”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국면 진정에 따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올 겨울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유지하기로 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가 아닌 착용 권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면서도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야외 공연장·경기장과 50인 이상 행사·집회 등에서는 마스크를 쓰도록 했는데,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이런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6차 재유행이 진정되고 있는 데다 4차 접종 실시 및 치료제, 병상 확보 등으로 면역수준과 방역·의료대응 역량이 향상돼 방역조치를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확진자 수는 8월3주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파력을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도 4주 연속 1 이하를 유지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한 달 가까이 500명대를 유지하다가 이날 300명대로 낮아지는 등 감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환자실 가동률은 24.1%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또 해외에서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 추세이고, 현재 착용 의무가 남아있는 공연장이나 경기장에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 인구의 비중이 적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국가가 마스크 착용 의무를 두지 않고 있다. 고강도 방역조치를 해온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도 최근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 또는 1m 거리 유지가 불가능한 실내외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중대본은 “이번 조치가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의심증상이 있거나 고령층인 경우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 대화 등 비말(침방울)이 생성되는 경우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겨울철 코로나 재유행과 독감 동시 유행 위험을 고려해 유지하기로 했다. 영유아 발달 문제를 고려해 해제가 검토됐지만 실내 착용 의무 완화시 환기 대책 등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착용 권고 및 실내 마스크 의무가 남아있는 만큼, 이번 완화 조치로 인한 방역 상황 악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야외는 착용 의무가 풀렸고 야구장 등을 추가로 푸는 건데 해당되는 장소나 상황이 많지는 않다”며 “순차적으로 (완화)하되 대중교통, 병원, 요양시설은 마지막 보루로 남겨두면 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유행 상황이나 변이 바이러스 추이, 치명률을 보면 이제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중단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겨울에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독감)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이 유행해 병상부담이 늘어나고 상당한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그 이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