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가 26일 경기 안산시 선감동 산 37-1 선감학원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암매장 아동 유해 시굴에 들어갔다.
이번에 선감학원 암매장 유해 발굴이 이뤄지면 국내 인권침해사건 가운데 첫 유해 발굴 사례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당 추정지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개토제를 갖고, 시굴현장으로 이동해 시굴을 시작했다.
이번 시굴은 오는 10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를 앞두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3조에 따른 실지조사 일환으로 이뤄졌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21년 5월 27일부터 선감학원 피해 신청인 1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과정에서 원생들이 구타와 영양실조, 섬 탈출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사망했고, 선감동 산 37-1 등 6곳에 암매장됐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이에 진실화해위원회는 원아대장에 기록된 사망자와 조사된 사망자 수가 달라 유해 매장 추정지에 대한 시굴을 통해 암매장된 유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경기도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는 선감학원 암매장 유해와 관련해 지난 7월 5일 희생자 묘역의 유해 발굴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진실화해위원회와 경기도에 제출했다. 이번 시굴 대상지인 선감동 산 37-1은 지난 8월 진실화해위원회의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용역 결과, 전국의 인권침해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유해발굴이 가능한 곳으로 조사됐다.
이번 시굴은 이날부터 30일까지 5일간 진행한다. 이후 필요하면 연장할 수 있다. 시굴 조사는 유해 매장 가능성이 높은 동쪽 모서리 부분을 중심으로 시굴 허가를 받은 900㎡ 면적 내에서 고고학적 조사 방법에 의해 진행된다.
유해와 유품이 나오면 인류학적 감식을 통해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선감학원 폐쇄 40년 만에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을 통해 일부 유해라도 확인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시굴을 하게 됐다”며 “조만간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하면서 좀 더 완전한 유해 발굴과 추모사업 등 후속 조치를 관계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감학원에는 1982년 폐원 전까지 총 4691명의 원아들이 수용됐다.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13세 이하 아동이 85.3%, 10세 이하 아동도 44.9%가 수용됐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을 10월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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