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로 돌아온 5·18 행불자…“누가 왜 오빠를 묻었는지 밝혀야”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28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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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오빠를 왜 그곳에 묻었는지 알고 싶어요…”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유골과 신원이 일치한 것으로 잠정 확인된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A씨의 여동생은 2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진상을 무조건 밝혀야 한다. 누가 도대체 왜 오빠를 암매장했는지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A씨 여동생은 두 달 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연락을 받고 서울 소재 한 보건소에서 유전자정보(DNA)를 채취했다. A씨 여동생의 DNA를 통해 옛 교도소에서 발굴한 유골 중 1구가 A씨인 것으로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여지껏 오빠가 거기 묻혀있었다는 사실이 한스럽지만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다”며 복잡한 소회를 전했다.

8남매 중 맏이였던 오빠의 생사조차 모른 채 지내야 했던 42년 세월을 회상하면서 “어떻게든 오빠가 살아있었다면 가족들 고생도 덜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평생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 전두환 때문에 이 난리가 나서 우리 오빠가 억울하게 죽어야 했느냐”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바랐다.

앞서 5·18진상조사위는 지난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분류한 유골 262구 중 1구가 유전자(DNA) 검사 대조 결과 5·18 행방불명자 1명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유골은 행방불명 당시 23세 남성 A씨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화순군 출신인 A씨는 광주의 한 식당에서 일했으며 금남로 집단발포가 있던 1980년 5월 21일 화순에 들른 뒤 24일 오후 1시께 광주로 다시 이동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친지를 만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조사위는 국과수에 의뢰한 STR(짧은 반복 서열) 분석 결과를 통해 직계 가족인지 여부를 확인, A씨의 신원을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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