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시장의 이공계 인력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학의 문·이과 학과 간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서울 소재 대학들에서 인문·사회계열 학과 17개가 사라진 반면 공학계열 학과는 23개가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사회학과 중에서는 어문계열 통폐합이 많았다. 삼육대는 지난해 중국어학과와 일본어학과를 항공관광외국어학부로 합쳤고, 한국외대는 2년 전 영어통번역학부와 지식콘텐츠학부를 융합인재학부로 통폐합했다.
같은 기간 인문계에서도 15개 학과가 신설됐으나, 통폐합된 학과가 17개로 더 많았다.
반면 공학계열에서는 23개 학과가 새로 생겼다. 없어진 학과는 3개에 그쳤다.
에너지, 빅데이터, 핀테크,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첨단 분야의 학과가 서울권 대학에 신설됐다. 고려대(3개), 중앙대(3개), 한양대(2개), 세종대(2개) 등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복수의 첨단학과를 신설했다. 삼육대는 IT융합공학과와 문과인 경영정보학과를 통합해 지능정보융합학부를 공학계열에 신설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를 “인문학 경시, 학과 간 불균형 심화”라고 진단하며 대학 평가에 ‘취업률’ 지표가 포함된 점을 현상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지난해 실시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3년 전보다 졸업생 취업률 평가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K드라마, K팝 등 한국문화에 대한 파급력이 커지는 이면에는 우리의 인문학이 기반이 된 부분이 있고 한국 관련 학과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에서의 인문학 중시 풍토와 인재 육성 등 국내 인문학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폐과나 통폐합이 아닌 인문학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바꾸고, 예산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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