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 불균형]
정부 재정투자 초중고교에 집중… 대학 교육수준 처져 경쟁력 약화
대학 공교육비, OECD 평균의 66%… 美, 대학생 1인당 韓보다 3배 투입
한국이 정부의 교육 투자 측면에서 세계 주요국과 가장 다른 부분은 대학에 대한 지원이 인색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미래 투자인 정부의 교육 지출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중심으로 초중고교에 집중되면서 고급 인재 양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교육 수준은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비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1290달러(약 1626만 원)로 OECD 평균 공교육비(1만7065달러)의 66.2%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 대학생의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고 학생보다 낮았다. 1인당 1만6024달러(약 2307만 원)가 지원되는 고등학생과 비교할 경우 70.5%에 불과하다.
이는 대학에 더 많은 교육 재정을 투입하는 세계적인 경향에 역행하는 구조다. 미국은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3만4036달러로 한국의 약 3배 수준이다. 미국은 대학생에게 지원하는 1인당 공교육비가 고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1만5609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대학생에게 지출하는 공교육비가 초중고 학생보다 적은 곳은 한국과 그리스, 콜롬비아 등 3개국뿐이다.
공교육비의 구성을 뜯어보면 한국 정부가 대학 지원에 얼마나 소홀한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공교육비는 정부와 민간 등에서 교육기관에 투입하는 재원을 의미한다. 정부 예산 외에 장학금과 연구비 등 기업 지원이 활발하다면 공교육비가 늘게 된다. 한국의 경우 2018년 기준 전체 대학 공교육비 중 정부 재원 비중은 39.7%에 그쳤다. 그만큼 민간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OECD 국가들은 정부 재원 비중이 평균 66.2%로, 정부의 투자 비중이 민간보다 2배가량 높았다.
정부의 재정 투자는 대학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대학 교육 경쟁력은 64개국 중 47위에 그쳤다. 전체 교육경쟁력 30위, 국가경쟁력 23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을 최소 초중고 학생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그동안 등록금 동결과 장학금 확대로 대학생들의 부담을 낮춰 왔다면 이제는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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