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베트남 전쟁 반대했던 제인 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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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30만 명의 ‘부분 군사 동원령’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예비군과 전투 경험이 있는 사람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 내보낸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조지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 인접국가로 탈출하는 러시아인들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제인 폰다(85·사진)는 영화 ‘클루트’(1972년)와 ‘귀향’(1979년)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미국 배우입니다. 유명한 배우였던 아버지 헨리 폰다와 함께 ‘컨츄리 걸’이라는 연극에 출연했다가 연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후 ‘키다리 아저씨’(1960년)라는 영화로 정식 데뷔를 합니다.

그녀가 활동하던 1960년대 중반은 미국과 유럽 모두 사회적 정치적으로 급변하던 시기입니다. 제인은 뛰어난 연기자였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위해 더 많은 열정을 쏟은 인물입니다. 대학 때부터 흑인 인권운동, 여성해방운동에 앞장섰습니다. 인도차이나 평화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인은 자신의 고국 미국이 개입한 전쟁에 소리 높여 반대했습니다. 1972년 제인은 미국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북베트남의 하노이를 방문해 19차례나 전쟁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했고, ‘베트남 참전 군인들에게’라는 명연설을 남겼습니다. 이 일로 한동안 그녀는 ‘하노이 제인’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이런 제인의 행동이 미국 사회에서 좋게 받아들여진 것만은 아닙니다. 그녀의 급진적인 행동은 보수 언론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편인 로제 바딤 감독의 영화에 섹시한 역할로 출연했던 당시 그녀에게 환호했던 언론이 이런 그녀의 행동에는 ‘정치적인 여성은 사랑스럽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실 제인의 반전 운동은 북베트남군에 의해 미국을 적대시하는 선전물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분명 제인의 반전운동 과정에는 지나친 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녀도 훗날 상처 받았을 미국의 군인들과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의 거짓말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 나는 그 거짓들을 들춰내고 전쟁을 끝내는 데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한 그녀의 2005년 인터뷰에 진실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2007년 노인이 된 제인은 다시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합니다. 베트남 하노이 방문 이후 34년 만이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미국은 베트남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외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푸틴의 부분 동원령으로 이 전쟁의 앞날은 더욱 암울해졌습니다. 러시아에도 제인 폰다와 같이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인 폰다#하노이 제인#베트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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