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푸틴의 국민 동원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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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러시아는 18∼27세 남성들을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복무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직업 군인은 대우가 좋지 않은 데다 최상층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기업가나 정보 관계자가 장악하고 있어 우수 인력이 드물다. 최근 러시아 쪽 전세가 불리해지자 푸틴은 21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공산주의 시절이나 지금이나 양적 우위와 인해전술로 적을 압도한다는 사고는 변함이 없다.

러시아의 예비군은 약 2500만 명에 이른다. 현재 동원이 예정된 예비군은 30만 명이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전쟁에서 죽음을 당하느니 팔이 부러지는 게 낫다고 여겼던지 인터넷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등의 검색 건수가 늘었다. 징집을 피하려고 이웃 나라로 향하는 직항 항공편이 동나고 곳곳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푸틴의 논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동안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었을 뿐이다. 우크라이나의 신나치 조직에 위협받는 러시아계 주민의 요청에 따라 그들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명분에 맞지 않게 부대의 정체를 숨기는 Z라는 기장을 사용했다.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후 각 지역에 세운 친러시아 공화국들이 합병을 청원하고 러시아는 그 청원을 받아들일 태세다. 합병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게 되고 특수군사작전은 전쟁이 된다.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해괴한 논리다.

어린 시절 푸틴은 다른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았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을 깔보거나 무시하면 달려들어 격렬하게 싸웠고, 물어뜯든 할퀴든 어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기려 했다. 게다가 그는 지금 ㉠코너에 몰린 쥐 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몰락이 확실하다. 스스로 ㉡발을 빼는 걸 기대하기 어렵다.

198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철수는 소련의 해체로 이어졌다. 당시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전쟁 패배의 인정이 소련의 해체로 이어질지 예상 못 했다. 그러나 소련 해체로 몰락한 것은 러시아나 동유럽 국가 자체가 아니라 그 속의 공산 독재 세력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진다고 해도 러시아가 몰락하는 건 아니다. 푸틴의 무모한 전쟁을 막을 수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더 일치된 노력과 러시아 국민의 전쟁 반대 의지에 달려 있다.

동아일보 9월 23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윗글에서 ‘㉠코너에 몰린 쥐’는 어떤 상황을 빗댄 표현인지 골라보세요.

① 여럿이 한곳에 모여들다.

②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오다.

③ 곤란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물러설 곳이 없다.

2. 윗글에서 ‘㉡발을 빼다’는 ‘어떤 일에서 관계를 완전히 끊고 물러나다’라는 뜻의 관용구입니다. 다음에 쓰인 관용구가 이와 비슷한 의미가 아닌 것을 고르세요.

① 도자기를 굽는 일에는 손을 씻은 지 오래됐다.

② 내 동생은 발이 넓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③ 위험해 보이는 일일수록 미리 손을 터는 게 좋다.
#러시아#푸틴#국민 동원령#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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