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했지만, 김 의원을 고발한 시민단체가 항고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추가 판단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김 의원을 지난달 29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돼 수사받아왔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김 의원이 손 부장검사와 공모해 윤석열 대통령 가족과 검찰 조직에 대한 비난을 무마하고 민주당 등 범여권 인사에 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이 이 사건 당시 민간인 신분이어서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지만, 혐의 자체는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검찰은 김 의원이 손 부장검사에게 직접 고발장을 전달 받았는지 아니면 중간에 제3자가 개입돼 있는지 등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김 의원을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김 의원이 손 부장검사와 공모 관계를 부인하고, 2020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1년 동안 둘 사이 통화 내역이 전혀 없었던 점 등이 검찰 판단의 근거가 됐다.
공수처와 검찰 판단이 엇갈리면서,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가 심리 중인 손 부장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판에서 손 부장검사 측은 “1, 2차 공소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송하거나 공모한 적 없다. (공수처는) 1차 공소장 작성 경위를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는 손 부장검사 측에 유리한 결론인 셈이다.
공수처는 여기에 대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에 근무했던 검사들이 판결문을 검색한 사실이 인정된다. 손 부장검사가 수정관실에서 근무하면서 제보를 받고 판결문을 입수해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맞서고 있다.
김 의원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시민단체가 항고 등 후속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검찰 수사에 대한 추가적인 판단이 내려질 여지도 있다.
고발자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김 의원에 대한 불기소 이유서를 받아본 뒤 항고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항고는 결과를 통지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할 수 있다. 항고가 있을 경우 검찰은 해당 사건을 서울고검에 배당해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
한편 고발사주 의혹 최초 제보자 조성은씨도 대검을 상대로 수사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 청구를 냈다. 조씨는 이 사건으로 지난달 23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 관계자가 당시 조사 내용을 왜곡해 기자단에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조사 당시 김 의원과의 녹취록 내용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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