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검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송치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부실수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4일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그 당시 확보된 자료 및 진술을 토대로 (분당경찰서가) 불송치한 것으로, (그 이후) 저희들이 보완수사를 하면서 유의미한 진술과 증거가 확보가 돼서 송치했다. (분당경찰서의) 부실한 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당시 성남FC 대표를 맡았던 곽선우 변호사를 소환 조사하지 않은 관련해 노규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은 “분당서는 그 때 최선을 다한 것이고, (경기남부경찰청) 보완수사를 통해 그 분이 주장하는 내용이 다 조사가 됐고 객관적 증거도 있으며, 진술이 번복된 부분도 있어 혐의가 있다고 통보한 것”이라며 “사후적으로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곽 변호사는 2015년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금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성남FC 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곽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가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 변호사는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 조사 단계에서 소환 통보를 받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 조사를 받았다”면서 “계약이 체결됐을 당시 사장이었는데도 전화 한 통 없어 왜 부르지 않는지 의아한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간담회에서 성남FC 직원들의 성과금 지급 적법성 여부에 대해선 ”정관과 내부 지침에 의해 지급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의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냈다는 게 골자다.
경찰은 2018년 6월 제3자 뇌물죄 등 혐의 고발장이 접수되자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로 사건은 성남지청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사건을 지휘하던 박하영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검찰 내부방에 사의 표명 글을 올리면서 검찰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박 전 차장검사는 후원금 용처 등에 대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나 당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결정을 미루며 사실상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논란 끝에 수원지검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다소 부족하다”며 성남지청에 보완 수사를 지휘했고, 이어 성남지청은 지난 2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사건을 다시 맡게 된 분당서는 지난 5월 이 사건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하며 성남시청과 두산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으며 사건 관계인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7월 분당서가 업무과부화 등을 이유로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사건 이첩을 요청해 경기남부청이 맡아 진행해왔다.
이러한 보완수사 끝에 경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에 대해서는 형법상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검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지난 달 30일 두산건설 전 대표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제3자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지 4년 만에 관련자가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농협 성남시지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판교점, 알파돔시티 사무실 등 7곳에 수사관 등을 보내 수사대상 기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 사건 관련 세 번째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 20일 두산건설과 두산그룹 본사를, 같은 달 26일에는 대상을 확대해 네이버, 차병원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은 이밖에도 이날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불거진 이 대표 옆집의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헌욱 당시 GH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의 장남인 동호 씨의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및 법리검토를 거쳐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와 관련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장모 등 친인척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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