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를 포함해 100년 넘게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던 경복궁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2027년 이곳에 들어서는 ‘이건희 기증관’ 공사가 시작되는 2025년 이전까지 부지를 임시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7일 오후 5시 반부터 송현동 부지(3만7117m²)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꾸며 2024년 12월까지 2년여 동안 임시개방한다”고 했다. 공원부지 면적은 서울광장(1만3207m²)의 약 3배에 달한다.
부지를 둘러싸고 있던 높이 4m 담장은 1.2m 돌담으로 낮춰 외부에서도 녹지광장을 볼 수 있게 했다. 돌담 안으로 들어가면 광장 중앙의 잔디광장에 조성된 코스모스, 백일홍 등 야생화 군락지를 즐길 수 있다.
녹지광장을 통해 100년 이상 막혀 있던 경복궁과 북촌 사이가 지름길로 이어진다. 지름길은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까지 연결된다.
송현동 부지는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으로, 광복 후 1997년까진 미군과 미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됐다. 이후 삼성생명과 대한항공 등이 소유하면서 20여 년간 미개발지로 방치됐다. 최근 서울시와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자 매매교환 방식으로 부지 교환을 진행하면서 7월 초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토지 소유권이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 5∼10월 이곳에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올해 처음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서울’을 내년부터 이곳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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