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올 6월 미국 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수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의혹을 제기한 근거를 밝히시고, 같은 당 이 대표에게 진위를 확인하시면 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이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는 김 대변인의 의혹 제기를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앞서 이날 입장문에서 “한 장관은 미국 출장을 가며 현직 부장검사인 나욱진과 동행했다”며 “(이후) 암호화폐 수사와 관련된 미국 검찰청을 방문해 관련자들을 만났다. 나 부장검사는 귀국 직후부터 암호화폐 내지 외환송금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를 두고 “한 장관은 검찰총장을 우회해 일선 부장검사에게 수사지휘를 한 셈이다. 아니 본인이 직접 수사에 뛰어든 것”이라며 “법무부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명백한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했다.
현재 김 대변인은 한 장관의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 방문이 대북 제재를 우회해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가 처벌된 이더리움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의 사건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 사건 수사 기록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이 대표의 이름이 나온다면서 한 장관의 수사 지휘를 주장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수사는 이 대표를 겨냥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많다”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다른 핑계로 눈속임을 해가며 미국에 출장 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장관은 나 부장검사와의 동행에 대해 “국제공조협력 업무는 법무부의 고유 업무”라며 “법무부 장관 해외 출장 시 실무 담당 부서장인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이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통상 업무 절차”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북한 가상화폐 사건과 이재명 대표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는 어느 누구도 아닌 김 대변인 본인이 갑자기 국감에서 하신 것”이라며 “그렇게 의혹을 제기한 근거를 밝히시고, 같은 당 이 대표에게 진위를 확인하시면 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악수 거짓말’처럼 김 대변인은 자주 머릿속 상상을 현실에서 쉽게 말씀해 주위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 같은 한 장관의 발언은 김 대변인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최근 한 장관이 카메라를 의식해 엘리베이터까지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따라가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한 장관과 이 의원은 엘리베이터 앞이 아닌 업무협약식이 이뤄진 회의실에서 악수하는 등 김 대변인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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