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대규모 도심집회…일부 참가자 광화문광장 침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19시 33분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교통이 통제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 집회 참가자 일부는 조례로 집회·시위가 금지된 광화문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쳤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경까지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대한문 편도 5개 차로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를 열었다. 2만여 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주사파 척결’ 등을 외쳤다.

집회 때문에 세종대로는 양방향 1개 차로 씩만 통행이 가능해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기준 서울 도심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4.4km로, 공휴일 평균(시속 20.9km)보다 느렸다.

이날 집회는 소음 기준(주간 최고 75dB 이하)도 초과했다. 경찰은 구두 경고에 이어 기준 이하 소음 유지 명령,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을 잇달아 내렸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주최 측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자유통일당 집회가 소음기준을 위반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현충일과 광복절, 개천절 집회에서도 소음 기준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음 기준 위반은 대부분 벌금형을 받는데, 주최 측이 벌금내면 내면 그만이라면서 어기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 했다.

집회 신고 장소가 아닌 광화문광장에도 참가자 약 300명이 모였다. 경찰은 “신고 장소로 이동하라”고 했지만 이들은 “앉아서 쉬는 것”이라며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집회가 끝날 때까지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광장 주변에 펜스를 쳤지만 일반 시민 이동을 위해 열어둔 곳을 통해 일부 집회 참가자가 들어가는 것까지 막진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근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일반 시민인 것처럼 광장에 들어오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도 “광장 내 시설물 훼손이나 스피커 등 시설물 불법 설치 등이 발생하면 고발해 변상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가족과 함께 광화문광장에 놀러 온 한동희 씨(38)는 “광장이 새로 단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서 왔는데, 집회로 시끄러워 제대로 둘러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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