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75)이 한국에서 두 번째 ‘제대혈 줄기세포 무릎 연골’ 재생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그는 2014년 1월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에 같은 수술을 받았다. 8년 후 같은 병원에서 반대편인 왼쪽 무릎에 수술을 받은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일 재생 수술을 받은 후 현재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무릎을 절개한 후 줄기세포를 주입해 손상된 연골을 복원시키는 수술이다. 그는 “8년 전 첫 수술을 받고 높은 수준의 테니스, 골프, 간단한 축구 등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했다”며 “세계 최고의 의술을 보유한 한국에 나의 반대쪽 무릎을 맡긴 건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첫 수술 당시 히딩크 감독의 오른쪽 무릎 연골은 1년 만에 90% 이상 재생됐다. 건강을 회복한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와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감독을 역임하는 등 70대에 접어들어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왼쪽 무릎에 무리가 왔다. 올해 5월 한일월드컵 20주년 행사 차 방한했을 당시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같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은 “두 번째 수술은 첫 수술만큼이나 잘 돼 (히딩크 감독이) 매우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며 “6주 후부터는 걷기가 가능하고, 6개월 후 골프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제대혈 줄기세포 무릎수술 2200여 건을 집도했다. 세계줄기세포학회 등 학회지에 줄기세포 무릎치료로는 최초로 SCI급 논문 5편을 등재하기도 했다.
히딩크 전 감독이 처음부터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독일과 미국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했다. 그러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운동 강도가 높은 테니스, 골프를 자유롭게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히딩크 감독은 “송 원장은 처음부터 줄기세포 수술을 강요하지 않고, 각종 테스트를 거쳐 나에게 맞는 과학적 수치를 제시하며 선택지를 넓혀줬다”며 “(줄기세포 재생 수술) 선택은 한국이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의료를 바라보는 미국 유럽 등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 의사들에게 한국의 줄기세포 수술 관련 논문을 보여주면 세계적 논문이라고 평가한다”며 “‘수술을 받으면 운동은 못하고 카트에만 앉아있어야 할 것’이라던 스포츠 선수 출신 친구들도 내 무릎상태를 놀라워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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