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습 부진 학생에 대한 진단을 강화해 조기에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올 3월 시행된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라 5년 단위 종합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교육부가 11일 발표한 종합계획에 따르면 현재 초1~고1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은 2024년부터 초1~고2로 그 대상이 확대한다. 2012년 도입된 이 시스템은 학생이 기초학력을 갖췄는지 분석해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기초학력 ‘미달’만 가려내고 있어, 미달 위기에 있는 학생들을 발굴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교육부는 현재 중3, 고2 대상인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활용해 지원 대상 학생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자율평가는 1~4단계로 학업성취도를 진단하기 때문에 미달(1단계)에 가까운 2단계 학생들을 찾아내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자율평가에서 기초학력을 확인한 뒤, 정밀 진단을 통해 교과 내 하위 영역별 학습 결손 부분을 파악해 보완하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도 구축한다. 지금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컴퓨터 적응형 학업성취도 평가(CAT)‘로 고도화한다. 학생의 초기 응답 문항에 따라 다음 문항의 난이도를 조절해, 보다 정밀하게 학습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체계를 2025년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장은 이와 같은 학력 진단을 거친 뒤 학년이 시작된 후 2개월 안에 학습지원 학생을 선정해야 한다.
학생 수준에 따른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도록 학습 지원 인력도 늘린다. 협력교사를 배치해 학습부진 학생을 개별 지도하는 ‘1수업 2교사제’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 자격 소지자, 교대와 사범대 학생 등을 보조 인력으로 활용해 기초학력 미달이 우려되는 학생들을 개별 지도하는 것이다.
방과 후에 학생 수준에 따라 1~5명 단위로 진행되는 보충 지도에 참여하는 학생도 지금보다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3171억 원 등 2025년까지 3년 동안 967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담임 및 교과, 상담, 보건 교사 등이 팀이 돼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는 2027년에는 모든 학교에서 운영된다.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경계선 지능, 난독증 학생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경계선 지능은 장애가 인정돼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되진 않지만, 지적 기능 저하로 인해 교과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들이다. 우선 2024년까지 경계선 학생 실태 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학교 안에서 교육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늘어난다. 건강상의 이유로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이나 아동복지시설 보호 학생 등이 대상이다. 관계부처 및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들의 학습 능력 진단 및 지원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된 종합계획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연말까지 다음 학년도 시행 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모든 학생이 최소한의 기초학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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