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조속히 이행돼야 합니다.”
부산시의회 이승우 의원(62)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DB산업은행의 신속한 이전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년 넘게 추진된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도 연간 1만여 명의 부산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게 현실”이라며 “이는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던 동남권 주력 산업의 성장 정체와 그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 본연의 업무인 특화산업 연구개발, 부실기업 구조조정, 혁신벤처기업 지원, 수출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한 동남권 산업 체질의 변화와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최근 ‘산업은행 부산시 이전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은 조속한 이전 추진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이전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국회의 도움을 촉구했다. 이에 부산시도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산업은행 이전 추진단’을 발족하며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 의원은 “부산시는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뒤 금융 인프라를 튼튼히 조성하며 홍콩, 싱가포르처럼 국제 금융 허브 기능을 담당할 자격을 갖춘 만큼 산업은행 이전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울산의 선박 관련 비파괴검사·안전진단 전문업체인 ㈜코인텍을 2001년 창업했다. 2014년부터 4년간 고향인 기장군에서 기초의원으로 일한 경험은 있지만 시의원에 당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21년간 중견기업을 이끈 경륜을 인정받아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동료 의원들은 그가 지역 경제의 주요 현안을 챙기고 앞장서 목소리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좌초된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메가시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랜 시간 많은 분들의 노력 끝에 올 4월 정부의 승인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사무 개시만 앞둔 상황인데 경남도와 울산시가 메가시티를 뒤엎은 근거와 논리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인구와 산업, 자본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피해자인 비수도권 지자체가 ‘소지역주의’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첫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부산의 마지막 도농 지역인 기장군과 강서구의 농어민에게 월 3만 원의 기본수당을 지급하자는 조례안을 준비 중이다. 전통 뿌리산업의 명맥을 유지하는 3만여 명이 대상이다. 이 의원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가덕도신공항 등 도시 운명을 바꿀 대형 프로젝트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부산시가 미래 첨단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통 산업에 대한 지원은 너무 소홀하다”며 “되도록 많은 부산시민이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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