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십억 외화 中 밀반출한 쌍방울 임직원들, 공항서 임원에 돈 건네고 당일 한국 돌아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3시 00분


검찰, 외화 北유입 여부 수사

2019년 수십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공항에서 기다리던 임원과 접선해 돈만 건네고 당일치기로 귀국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쪼개기 방식’으로 급박하게 밀반출된 외화가 북한으로 흘러갔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1월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은 중국 선양의 타오셴 국제공항으로 출국했다. 당시 쌍방울 임직원들은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현금 수천만∼수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숨기고 신고 없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화 1만 달러(약 1400만 원)가 넘는 외화를 해외로 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중국 선양에 도착한 쌍방울 임직원들은 공항 내부에서 쌍방울그룹 방모 부회장(구속 기소) 등을 만나 준비해 간 외화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임직원들은 외화 전달 후 곧바로 귀국 비행기에 탑승해 사실상 자금 전달책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쌍방울 임직원의 무더기 중국 출국은 2019년 1월과 11월에 집중됐는데,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임직원이 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14일 쌍방울그룹 전직 임원과 쌍방울과 대북사업을 함께 추진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모 씨 등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룹 내에선 대북 관련 사업을 했던 쌍방울, 광림,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소속 임직원이 주로 ‘쪼개기 밀반출’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중국 선양에 ‘심양상무유한공사’라는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검찰은 외화를 밀반출한 시점을 전후해 쌍방울이 북한과 각종 협약을 맺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화 밀반출#쌍방울 임직원#쪼개기 방식#북한 유입 여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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