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의 2019년 외화 밀반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쌍방울 본사와 계열사 3~4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섰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쌍방울 본사와 계열사 3~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3, 4곳의 계열사들은 2019년 임직원들을 동원해 외화 밀반출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14일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쌍방울 전직 임원과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의 안모 회장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2019년 1월 쌍방울 임직원 수십여 명은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현금 수천만~수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숨긴 뒤 중국 선양의 타오셴 국제공항으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화 1만 달러(약 1400만 원)가 넘는 외화를 해외로 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중국 선양에 도착한 쌍방울 임직원들은 공항 내부에서 쌍방울 방모 부회장(구속 기소) 등을 만나 준비해 간 외화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임직원의 무더기 중국 출국은 2019년 1월과 11월에 집중됐는데,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임직원만 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이 계열사의 임직원들까지 동원해 조직적인 외화 밀반출을 벌인 것으로 보고 중국으로 전달된 자금의 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외화를 밀반출한 시점을 전후해 쌍방울이 북한과 각종 협약을 맺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 밀반출이 이뤄진 시기 쌍방울은 경기도와 대북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5월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 전 의원과 중국 선양을 찾아 북한 대남 민간부문 경제협력을 전담하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를 만났다. 이때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는 북한과 희토류 등 광물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나노스 주가가 급등했다.
또 아태협은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경기도와 함께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 관료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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