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 대한 첫 국정감사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17일 국교위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 역사관 등을 문제 삼아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국교위의 편향성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 역사박물관 초대 관장 공모에 응모했다가 불합격 처리됐는데 이유가 균형잡힌 역사관에 부합하지 않아서다”며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재임 때는 연임에 반대하는 성명서가 4차례 나왔다. 리더로서 평가를 받아 연임하지 못한 분이 이 위원장”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 시절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정책’ 폐지에 앞장섰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과거 친일 역사교과서를 주도했던 분으로 기억된다”며 “그런 분이 위원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시 교육현장을 황폐화했던 장본인으로 교육계에 큰 혼란을 줬는데 국교위원장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맡을 때 연구원 교수 50여명 중 46명이 (사퇴 촉구) 성명서를 냈는데, 본인의 리더십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것이 대부분 교육계의 의견인데 사퇴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반면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2022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근대사 부분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 누락됐는데 국교위가 주도해서 올해 교육과정을 검토해야 한다”며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위원장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는 국민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지만, 문제는 국교위법이 통과된 당시부터 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로 일방적으로 통과된 법안으로, (위원은) 민주당이 4명, 국민의힘이 3명 추천하게 돼 있는데 여러분(민주당)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도 지적해야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공존의 정치가 필요한 곳이 교육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영 간 전쟁터로 보인다”며 “어디보다 통합의 지혜가 발휘돼야 할 곳이 국교위라고 생각한다. 위원들이 갖고 있는 가치와 철학을 융합시켜 공통분모를 만드는 게 위원회의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편향성 등을 둘러싼 논란은 오후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감까지 이어졌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기업원장을 지낸 김정호 국교위원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회적 합의를 거친 교육은 망하는 길”이라고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교위는 합의기구로 법적 명문화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당연직 국교위원이다.
도 의원은 또 대통령 추천 천세영 국교위원이 과거 유튜브에서 “교육감 독재시대”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임태희 경기교육감에게 질문했고, 임 교육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한 국교위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이분은 교수, 교사, 교육공무원들이 교육을 뜯어먹고 사는 교육충이라고 발언했다”며 “이런 분이 어떻게 국교위원으로 추천됐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국교위의 편향성 논란 등에 대해 “힘 빼고 공존의 영역에서 접점 찾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국교위원) 모두가 각자의 신념을 가진 상황에서 교육에 대한 접점을 만들어 갈 수 있느냐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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