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한모 씨(25)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벌어진 지난 주말 오랜만에 거래처 문의 없이 푹 쉴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씨는 “평소 카카오톡으로 밤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고 거래처 문의가 오는데 응대하지 않으면 거래가 끊길까 봐 쉬어도 늘 일하는 느낌이었다”며 “불편했지만 한편으로 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막대한 사회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일부 시민 사이에선 “덕분에 ‘카톡 지옥’에서 잠시나마 해방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세진 씨(34)는 “참여한 단체 대화방이 30여 개라 한 시간만 확인을 안 해도 메시지 수백 개가 쌓였다”며 “늘 허둥지둥하는 기분이었는데 카톡이 멈추면서 방 청소, 독서 등을 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 특임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항상 온라인상 ‘접속’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사회적으로는 피해가 컸지만 초연결사회의 분주함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된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