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개서 불꽃 튄 뒤 화재” 데이터센터 CCTV 포착
화재 진압때 누전위험에 전원 차단
전력 분리 안돼 카카오 서버도 꺼져
“전원 공급체계 이원화해야” 지적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를 부른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를 조사 중인 경찰이 배터리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하며 불이 붙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 CCTV에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불꽃)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는 모습과 이후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2차 감식을 진행했는데 감식 후 발화 지점을 배터리 내부로 추정했다. 또 화재 원인은 배터리 자체 또는 주변 기기의 전기적 요인으로 보고 배터리 1개를 수거했다.
배터리 1개에서 시작된 불은 5개의 선반에 있던 배터리 55개로 번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반마다 11개의 배터리가 있었다”며 “불이 번지지 않은 50여 개의 선반에 있던 550여 개의 배터리는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화재는 15일 오후 3시 19분경 발생했는데 오후 4시 52분경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에 물을 사용해야 한다. 누전 위험이 있으니 전력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자 SK C&C 측은 센터의 전체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에 보관된 카카오 서버 전체인 3만2000대의 전원 공급이 끊겨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해당 배터리가 리튬이 포함된 배터리였을 경우 ‘열폭주 현상’ 때문에 소화가스만으로는 불을 끄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열폭주 현상이 발생했을 때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누전이 발생하는 걸 막으려면 전원 차단 자체는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전원 공급 체계가 분리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불이 난 지하 3층에 전원을 공급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가 있기 때문에 이곳 전원을 차단하면 센터 전체 전원이 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IT 업계 종사자는 “데이터센터 설계를 봐야겠지만 UPS와 전원 공급 체계를 분리해 설치할 경우 전력 부분 차단도 가능할 수 있다”며 “건물을 지을 때부터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전원 공급 체계를 이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과거부터 있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