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A 씨는 2016년 5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김모 씨(48) 등이 항공편과 호텔 비용을 대겠다며 필리핀으로 초청해 비행기를 탔다. 현지에 도착한 A 씨는 예약된 호텔방에서 10대로 추정되는 소녀와 마주쳤는데, 갑자기 소녀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놀란 A 씨는 소녀를 내보냈지만 다음 날 필리핀 경찰이 들이닥쳐 “미성년자 성매매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체포했다. 유치장에 갇힌 A 씨에게 온 한 여성이 “풀려나고 싶으면 5억 원을 달라”고 했다.
알고 보니 일련의 사태는 모두 김 씨 일당이 꾸민 일이었다. 누명을 씌워 협박하는 이른바 ‘셋업 범죄’에 걸려든 것이다. 다행히 A 씨는 조사 끝에 누명을 벗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가 범행 6년 만에 20일 국내로 송환된다. 김 씨 일당은 여러 한국인을 대상으로 셋업 범죄를 저지르고 석방 등의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동공갈) 등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풀 꺾이면서 해외 도피사범 송환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올 4월 경찰청은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사범 100명을 ‘100대 중요 도피사범’으로 정하고 현지 검거 및 송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100대 사범이 도피한 국가는 중국이 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필리핀(20명) 베트남(11명) 일본·태국(각 10명) 홍콩(5명) 등의 순이었다. 범죄별로는 거액 사기(41명), 보이스 피싱(28명), 강도(12명), 살인(10명), 성범죄(6명), 마약(3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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