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로또… 일상의 작은 행복이자 나눔의 기쁨이 되다
올해 복권기금 사업비 2조6000억… 판매 수익 약 41% 기금으로 적립
저소득층에 소득-주거안정 지원… 공익사업 매년 확대하며 인식 개선
청소년에 판매 않고 단속 강화… 도박중독 예방 ‘행복캠프’ 개최 등
복권(福券·Lottery)은 소비자에게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고, 복권의 판매로 발생된 재원을 공익적 사업에 활용하여 국민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사회적 제도다. 복권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복표(福票) 또는 복채(福債)라고도 불리며 제비를 뽑아서 맞으면 일정한 상금을 타게 되는 표, 번호를 기입했거나 어떤 표시를 해놓은 표를 팔아서 제비를 뽑아 맞은 표에 대해서 표의 값보다 더 많은 상금을 주는 표찰, 또는 공공기관 등에서 어떤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널리 파는 당첨이 따른 표 등으로 되어 있다.
복권 산업의 시초는 올림픽 참가비, 이재민 구호자금 마련
대한민국 최초의 복권은 1947년 12월 제16회 런던 올림픽 대회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올림픽 후원권’이다. 올림픽 후원권은 액면금액 100원, 1등 상금 100만 원으로 총 140만 장이 발행됐다. 이후 6·25전쟁 이재민 구호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후생복표, 서민주택 건설을 위한 주택복권 등이 발행됐다. 주택복권은 임대주택의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발행된 복권이었다. 2002년에 출시된 로또복권은 당첨 숫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2002년 12월 온라인복권(로또) 판매가 시작된 이후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04년 4월 복권기금 설립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출범한 지는 18년이 지났다. 2004년 출범 당시 9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저소득·소외 계층에 대한 복권기금 지원 사업비가 2021년에는 약 3배 규모인 2조6000억 원까지 확대됨으로써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재정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사행성’ 꼬리표 벗고 삶의 활력소가 되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확장된 복권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 사행성이나 중독성을 조장하여 건전한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복권을 일주일의 희망 혹은 삶의 활력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복권 당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사회적 활력소로 전환되어 생활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설문조사 전문 업체 입소스코리아에서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3.7%)이 ‘복권이 있어 좋다’라고 응답했으며 복권이 있어 좋은 이유는 ‘기대·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39.2%, ‘좋은 일·공익사업에 사용되어서’ 26.5%, ‘재미·흥미’ 9.3% 순으로 조사됐다. ‘좋은 일·공익사업에 사용되어서’라고 답한 응답자는 2020년 19.2%에서 2021년 26.5%로 증가했다. 과거 2008년도와 비교해 보면 복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복권이 있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2008년 54.2%에서 2021년 73.7%를 차지했고, ‘나눔 행위’는 2008년 52.1%에서 2021년 72.1%, ‘당첨되지 않아도 좋은 일’은 2008년 59.5%에서 2021년 76.2%, ‘삶의 흥미·재미’는 2008년 57.9%에서 2021년 74%, ‘공익기금에 투명하게 사용’은 2008년 33.9%에서 2021년 62.2%로 각각 크게 상승했다.
복권위원회-관계기관-복권판매인 함께 건전화 노력
복권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사행산업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에서 국내 7개 사행산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복권 인식조사(입소스코리아, 성인 1020명 대상)에서도 사행산업 중 사행성 인식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권이 다른 사행산업에 비해 사행성과 중독성이 매우 낮은 편임에도 사행성 억제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기관, 복권판매인이 함께 협력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재부 복권위원회는 매출이 높은 복권판매점을 이용하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복권 구매한도(10만 원 이하), 청소년 구매 금지(19세 이상) 등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도박중독 자가진단 테스트 및 현장 상담(과몰입·중독)을 총 25회 실시해 1499명이 참여했고 12명의 문제성 도박군을 조기 발견했다. 또한 웹툰, 영상, 대학생 건전화 서포터스 등을 운영해 젊은층에게 건전한 복권문화 인식 확산 및 건전한 복권구매 습관을 전파했으며 불법 도박 관련 온라인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복권 상품을 활용한 불법 사행산업 확산 및 단속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전자복권(파워볼) 추첨번호 공개 주기를 5분에서 6시간으로 연장해 하루에 3회 추첨번호가 공개되어 추첨번호를 악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최근에는 복권 과몰입 및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행복캠프’를 개최해 참여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도박중독 후 재기에 성공한 개그맨 황기순 씨가 도박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도박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다졌고, 도박중독 회복을 일찍 시작한 멘토와 현재 진행 중인 멘티 간의 만남의 장을 통해 그동안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던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건전화 캠페인에 참여한 최진혁 씨(35)는 “매주 1만 원씩 복권을 구입하고 있지만, 간혹 좋은 꿈을 꿨거나 기분이 좋으면 평소보다 과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러한 건전화 캠페인을 통해 복권 과몰입, 도박 문제 상담 등을 받으면 복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경각심도 고취할 수 있어 이후 복권을 살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구입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첨-낙첨 기금 모두 사회를 위해 쓰여
복권 한 장(약 1000원)을 구입하면 판매 수익금의 약 41%(410원)가 복권기금에 적립된다. 지난해 복권기금 총지원금액인 2조6311억 원 중 저소득·소외계층 소득 지원에 1조4752억 원(56.1%)이 사용됐으며, 저소득층 주거안정 사업에 5504억 원(20.9%), 문화기회 향유사업 1642억 원(6.2%), 보훈가족 지원사업에 899억 원(3.4%)을 사용하며 우리 주변 소중한 이웃들의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됐다.
복권기금은 지역 사회를 밝히는 등불 역할을 한다. ‘한부모가족 지원’ ‘햇살론 유스(YOUTH)’ ‘꿈사다리 장학사업’ ‘저소득층 주거안정 지원사업’ 등의 주요 사업을 통해 쓰이고 있다. 사업별 내용을 보면 ‘한부모가족 지원’을 통한 복권기금은 한부모가족이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아동양육비, 추가아동양육비, 생활보조금 등을 지원해 경제적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햇살론 유스’는 청년,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미취업 청년·저소득 근로자 등이 긴급한 생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하는 제도다. 만 34세 이하,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 등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로 1인 최대 12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꿈사다리 장학사업’은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중 역량과 잠재력이 있는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자립 시(대학 졸업 등)까지 장학금,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속 지원하는 국가 장학사업이다. 선정된 장학생에게는 월평균 35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주거안정 지원사업’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복권기금의 대표적인 공익사업이다. 저소득층이 거주를 원하는 주택을 선택해 공공주택 사업자가 기존 주택 소유자와 전세 계약을 한 후 입주자에게 시세 30% 수준의 저렴한 전세 임대료로 주택을 공급하는 ‘기존주택 전세 임대’와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임차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의료비가 연 소득의 15%를 초과할 경우 본인 부담 의료비의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에 252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문화격차 완화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197만 명)을 위한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1인당 10만 원) 발급에 1642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보훈요양원 건립 및 보훈병원 의료장비 등 국가 유공자에게 899억 원을 지원해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알차게 사용되고 있다.
기재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복권에 대한 인식이 좋아짐에 따라 복권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레저 활동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며 “복권위원회, 관계기관, 복권판매인 등이 함께 협력 체계를 강화해 복권산업의 건전한 발전이 지속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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