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립박물관 기획전시회 개최
이주민-토박이 주민들 이야기 듣고
오래된 골목마을 작은 변화 재조명
시민이 바라는 다양한 미래상 담아
경기 부천시 소사로에 있는 부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을 찾은 관람객들이 50여 년에 이르는 부천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한 대형 연표를 살펴보고 있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내년에 시로 승격된 지 50주년을 맞는 경기 부천시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발전상을 확인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부천문화재단은 30일까지 부천시립박물관에서 ‘기록하다―부천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크게 4부로 나뉘는데 시민들을 인터뷰한 영상과 옛 사진자료 등을 중심으로 꾸몄다.
‘부천에 오다’가 1부 주제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부천에 이사 와 자리를 잡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과 인천 사이에 위치해 인구밀도가 높고, 외국인 거주 비율도 높은 부천의 특성을 반영해 시민 2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15년째 부천에 살고 있는 김현주 씨와 몽골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뒤 문화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김세은 씨의 이야기를 확인하게 된다.
2부는 ‘부천에 살다’를 주제로 전시공간을 꾸몄다. 부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이 발전하는 과정을 들을 수 있다. 부천에서 태어나 정년퇴직한 뒤에도 거주하고 있는 박상범 씨가 1973년 부천이 군에서 시로 승격되고 이듬해 경인전철 부천, 역곡, 송내역이 개통돼 서울지하철과 연결되던 시기를 회상한다. 부천에서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낸 뒤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 다니는 40대 가장과 부천 토박이인 20대 대학생이 옛 추억과 함께 시에 바라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부천을 재해석하다’가 3부 주제다.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소외된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를 조명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낡은 공간이라고 해서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옛 건물들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미래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원미동에 있던 한 자동차공업사를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하는 김도이 씨와 여월동에서 낡은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바꾼 조성현 씨 남매가 등장한다.
‘더 나은 부천을 그리다’가 4부를 장식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부천이 더 발전하기를 바라며 활동해온 시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1993년 결혼한 뒤 30년 가까이 부천에서 살면서 부천상동시장상인회 매니저로 활동하는 황정례 씨가 전통시장 예찬론을 펼친다. 부천에서 태어나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박한권 씨와 만화가 조관제 씨 등이 지나온 삶과 부천의 미래를 그린다.
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부천시민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그려낸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와 청소년 1200원이며 부천시민은 반값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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