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에 민원 폭주…‘귀마개’ 선물했더니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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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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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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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들에게도 골치지만 공사를 하는 당사자에게도 이만저만한 고민거리가 아니다. 수시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불편이 접수되고, 심지어는 소음발생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공사를 안 할 수도 없는 만큼 분쟁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사소하지만 성심어린 배려와 노력이 크게 효과를 본 실제 사례가 많다.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 기사를 보고 자신의 경험을 보낸 독자 글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인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귀마개 전달 ‘작은 성의’에 폭주하던 민원 ‘뚝’

저는 경기도 광주의 아파트에 사는 20대 직장인입니다.

인테리어 공사소음 분쟁 줄이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보고 직접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제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지금의 아파트로 오게 되었습니다. 20년 이상 된 아파트라 손 볼 곳이 많았지만 돈을 아끼고자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내 손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철거 단계 전에 아파트 관리실에 공지 및 동의 안내문을 하고 위, 아래, 옆집에도 양해를 구하고 철거하였습니다. 그러나 셀프 시공이 일정대로 끝나지도 않고, 민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끝내는 게 이웃에 피해를 덜 주겠다고 생각해 밤낮으로 공사를 했습니다. 이것이 거꾸로 더 화근이 되어 불평 민원이 폭주했습니다.

이유가 있는 불평이었지만 그렇다고 공사를 중단할 수도 없어 정말 난감했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현재 공사 상황을 상세히 기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소음원도 함께 작성하여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아울러 주변 이웃 분들에게 소음방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귀마개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빗발치던 민원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아래층 이웃분이 오셔서 셀프인테리어가 쉽지 않을 거라며, 오래된 아파트는 창문만 떼어도 큰소리가 난다며, 소음저감 인테리어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알려주시며 가셨습니다. 따뜻한 말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덕분에 철거 시공할 때에도 맨바닥에 물건을 두지 않고 매트 등을 중고로 사서 깔며 철거하였고, 드릴 작업 시에는 안내문을 붙이더라도 다시 한번 주변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웃 분들이 그 시간대에는 잠시 외출을 하시거나 이해를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더 이상의 지체없이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서의 불가피한 상황에도 서로 배려해주시고, 저 역시 인테리어 시공 이후에도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이 심하지 않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서로가 배려하고 살다 보니,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경비실과 관리 사무소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셨지만, 층간소음 해결에는 당사자 간, 이웃 간의 진심 어린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의 민원사례 기사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많은 힘이 되고 지침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 그리고 공사를 하는 도중에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는 관리소를 방문해 공사 일정을 조율하고 공고 부착 협조를 부탁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최소 아래 위 5개 층 이웃은 직접 방문해 일정을 알리고, 수시로 현장 상황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 공사를 할 때는 기계 소리 뿐만 아니라 신발신고 왔다 갔다하는 발망치 소리도 만만치 않게 전달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매트를 깔거나 소음을 저감 할 수 있는 제품 등을 사용하는 좋습니다. 위 사례처럼 주변 이웃들에게 소음방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귀마개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전달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인테리어 공사시 주의 사항
1.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아파트나 빌라 관리소를 통해 공사기관과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그 내용을 게시판에 붙이세요.

2.공사기간은 반드시 준수하세요. 공사기간을 초과할 경우에는 아래 위 5개 층 집에 양해를 구하세요. 공사담당자보다 집주인이 직접 하는 것이 좋습니다.

3.공사 시간은 아침 9시~오후 5시로 하세요.

4.공사가 끝난 후 아래 위 5개 층에 음료수나 과일 등 작은 선물을 준비해 감사 인사를 드리세요.

출처:‘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2021년, 황소북스, 저자 차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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