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도시’ 스위스 로잔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올림픽하우스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과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2022.10.24.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림픽 도시’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나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을 본격화했다.
오 시장은 24일(현지시간) 로잔에서 바흐 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두세 번 올림픽을 치른 도시를 보면 평균 5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른 경우가 많다”며 “2036년이면 1988년 서울올림픽 후 거의 50년을 앞두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시설물을 스포츠·국제회의 공간으로 리빌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민간 투자사업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앞으로 7~8년 내에 완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올림픽과 별개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전시·업무·숙박·스포츠 시설 등을 구축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바흐 위원장에게 “다시 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서울은 준비된 도시”라며 “서울시가 도시계획 분야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고, 그 비전에서 스포츠의 역할을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이 첫 번째로 인상 깊었다”고 화답했다.
IOC 연례회의 참석차 ‘올림픽의 도시’ 스위스 로잔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올림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24. 서울시 제공이어 “제가 만나는 한국인마다 서울시가 2036년 올림픽 개최도시인지 물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첫 단계로 희망도시들이 비공식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대한체육회와 소통하며 더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6년 하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카타르, 튀르키예가 유치 의사를 밝혔으며 독일, 헝가리, 러시아, 스페인, 영국도 유치에 나설 국가로 거론된다.
오 시장은 지난 18·20일에 이어 이번 로잔에서의 면담까지 일주일 새 바흐 위원장을 세 차례나 만나는 등 스포츠 외교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서울시장으로서는 최초로 ‘2022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연례회의’에도 참석해 올림픽 유치 도시들과 협력 관계를 다졌다.
바흐 위원장을 비롯해 로잔 시장인 그레고리 주노드 세계올림픽도시연합 회장, 빈센트 페레리아 IOC e스포츠 책임자, 브렌트 존 노윅키 국제수영연맹(FINA) 사무총장 등을 연이어 만나 국제 스포츠경기 유치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가 최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2.8%가 서울올림픽 재유치에 찬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3대 국제 행사인 올림픽과 엑스포(2030 부산) 유치전 병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올림픽 유치와 무관하게 진행했던 잠실 마이스사업과 기존 88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추가 시설 투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 오 시장이 로잔에서 만난 바흐 위원장 등 국제 스포츠 관계자들은 서울시가 도시 계획과 연계해 시설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2019년 6월 이후 국가 차원보다는 도시 경쟁력 중심으로 유치 절차가 변경된 만큼 조용히 서울의 유치 필요성과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훌륭한 유·무형의 올림픽 유산을 가졌다”며 “올림픽을 재유치해 2000년 역사를 가진 역사 문화도시이자 한류의 본거지로서 글로벌 상위 5번째 도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공동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너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 단독 개최로 준비하되 남북 공동개최도 불가능하진 않다는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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