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등 대장동 일당이 돈 마련” 진술
南, 양정역세권 개발 참여 준비… 檢, 압수수색때 버린 柳휴대폰 복구
“안 좋은 마음 먹지 말자 동규야”… 정진상이 유동규에 메시지 보내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2020년에도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2020년에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정 실장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유동규 “정진상에게 명절마다 고액 선물”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최근 구치소에서 풀려난 유 전 직무대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 실장에게 2014년 외에 2020년 등에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앞서 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지방선거 무렵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3억6000여만 원을 받고 정 실장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또 유 전 직무대리는 명절마다 정 실장 앞으로 고가의 명절 선물을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2013년 9월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정 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술을 마셨고, 남 변호사가 술값을 대신 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2020년경 남 변호사가 경기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었던 만큼 편의를 바라고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실장에게 뇌물을 건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남 변호사는 2020년 4월부터 남양주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참여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 변호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2020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마무리한 후 경기도에서 진행되는 양정역세권 개발사업과 안양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며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정 실장에게 줄을 대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고 전했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2013년경부터 ‘대장동 일당’에게서 지속적으로 돈과 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
한편 검찰은 지난해 9월 29일 압수수색 당시 유 전 직무대리가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에서 정 실장이 보낸 메시지를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시 6분∼6시 53분 텔레그램을 통해 유 전 직무대리에게 3번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직무대리가 전화를 안 받자 정 실장은 오전 7시 20분에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유 전 직무대리가 압박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검찰에 진술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명절 선물은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이라며 “2020년 뇌물 명목인 남양주 양정역세권 사업은 경기도가 조례로 불이익을 주고 특별감사까지 실시했으며, 수사의뢰까지 한 사안으로 (이 사업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뇌물을 줬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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