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26일 “최근 한일 양국의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여객선 운항 재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28일부터 한일 여객선 운항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항만의 입출국 수속 준비로 본격적인 운항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달 4일 일본 후쿠오카를 출항해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여객선이 코로나19 이후 첫 운항 일정이라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지난 3년간 부산의 해운·관광업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객선을 통해 일본을 여행하려는 관광객 수요가 사라진 까닭이다. 여객선을 타러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찾는 이용객은 한일 무역분쟁이 심화했던 2019년부터 줄었고, 코로나19 이후엔 이용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일본 정부는 방역 등을 이유로 2020년 3월 9일부터 한국발 여객선의 일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27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2018년 143만2455명에 달했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한 여객선 이용자 수는 △2019년 93만7139명 △2020년 6만1475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실제 26일 찾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오가는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텅 빈 대합실 양쪽에 자리 잡은 여객선 운항선사의 매표창구에는 철제 셔터나 하얀색 천 스크린이 내려졌고, 전문식당가도 불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국내에서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은 1곳(강원 동해항∼일본 마이즈루항)을 제외한 모든 노선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항로는 오사카와 시모노세키, 후쿠오카, 쓰시마섬 등 4개다.
일본 정부가 이달 11일부터 외국인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을 허용해 항공편을 통한 일본 입국은 가능해졌다. 해수부 등 우리 정부는 일본행 뱃길은 오랫동안 발이 묶여 해운업계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일자 일본 정부와 협의를 통해 운항 재개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BPA 관계자는 “일본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항만 가운데 준비가 먼저 끝나는 항만부터 여객선 운항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부산지역 해운·관광업계의 피해는 심각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는 여객선과 페리선을 운항하는 선사가 부산에 9개 있었는데, 지금까지 2곳의 선사가 폐업하고 1곳도 최근 운항 면허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2017년 한 해만 해도 우리 선사를 이용한 여행객 수가 50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뱃길이 끊기면서 많은 직원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으며, 이 중 퇴사한 이들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해수부 측은 “이번 한일 국제여객선 운항 정상화로 선사들의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산의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히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부산불꽃축제에 많은 일본인이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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