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비건’은 채식주의자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동물권이나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가치소비’와도 연결되면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이나 모피, 가죽 등을 사용하지 않는 패션을 ‘비건 패션’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채식 인구는 250만 명가량이다. 2008년 15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3년 만에 15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 종류도 2020년에 비해 44%, 2019년보다는 151%나 늘었다.
○ ‘비건나우 2022’ 열려
‘세계 비건의 날’(11월 1일)을 맞아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9회 비건나우 2022’ 행사가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서울시 산하 서울혁신파크는 2016년부터 비건생활연구소와 이 행사를 열었다. 최서연 비건생활연구소 대표는 “비건은 단순히 육식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환경에 대한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문화”라며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작은 실천들을 소개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축제에는 비건 관련 업체 80여 곳이 참가하는데, 역대 최대 규모다. 업체별로 부스를 꾸려 방문객들이 비건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콩고기 같은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비건 음식은 물론 우유와 버터, 계란 같은 동물성 재료 대신 현미유나 곡물 가루 등을 사용한 비건 디저트까지 다양한 ‘착한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음식 외에도 여러 비건 상품이 준비돼 있다.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만든 책, 동물성 원료 없이 천연 인조가죽으로 만든 가방 등을 선보인다.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유기농 텃밭을 위한 퇴비를 만드는 등의 체험 부스도 준비됐다.
○ 비건 라이프스타일 선보여
30일 낮 12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야외무대에선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가 국내 첫 소 생추어리(Sanctuary·보호구역)를 만든 과정에 대한 좌담회를 진행한다. 생추어리는 동물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살면서 ‘고기’ 대신 ‘생명’으로서 수명을 다할 수 있도록 조성한 보금자리를 의미한다.
오후 1∼5시에는 비건 피트니스 클래스가 진행된다. 비건 피트니스는 ‘몸만들기’에 반드시 닭가슴살과 같은 고기가 필요하다는 편견을 깨고, 채식을 하면서도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건 영화 상영회’와 ‘버스킹 공연’ 등도 진행된다.
서울혁신파크 관계자는 “비건 페스티벌은 ‘친환경’을 지향하는 만큼 식기와 텀블러를 꼭 챙겨 와주길 바란다”며 “축제 시기가 핼러윈과 겹치는 만큼 이색 복장을 입고 행사장을 찾으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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