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노조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가진 사업 종료 규탄 결의 집회에서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0.26/뉴스1
푸르밀 사업 종료 사태에 노조·낙농가에 이어 푸르밀 단독 대리점주들도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대리점에 사전 예고 없이 사업 종료를 발표한 오너 경영을 규탄한다는 입장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23일 푸르밀 대리점주협의회가 결성됐다. 부산·마산 지역 푸르밀 단독 대리점주 4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각 지역을 대표할 2명의 대책위원장까지 선임됐다.
부산·마산 등 경남 지역 대리점주로 협의회가 결성된 이유는 푸르밀 전신 ‘롯데우유’에 있다. 롯데우유로 영업을 전개한 푸르밀은 부산에 친화적인 ‘롯데그룹’ 특성상 경남 지역 영업에 힘을 줬다. 이에 단독 대리점 분포도 경남 지역에 치중돼 있다.
단체는 이날까지도 사측으로부터 사업 종료에 대한 공문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푸르밀 부산 대리점대책위원장은 “모든 소식을 기사로만 접하고 있다”며 “유통업체에 납품을 중단한다든지, 사업 종료로 발주가 언제부터 불가능하다든지 등 사측은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브랜드를 취급하지 않는 단독 대리점들은 오로지 푸르밀 제품만 유통하고 있다”며 “대리점 사업이 완전 중단되는 시기를 알아야 새로 먹고살 궁리를 할 것이 아니느냐”고 하소연했다.
권리금 3000만원을 투자해 고작 5달만 영업해야 하는 점주도 있다. 단체에 따르면 부산 대리점주 A씨는 올해 7월 권리금 3000만원을 주고 푸르밀 대리점을 양도받았다. 그러나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종료에 5개월만 영업할 수 있게 됐다. 영업을 위해 구매한 화물차를 받은 지는 채 한달이 되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됐다고 했다.
사업종료는 예고됐지만 대리점주들은 제품을 원하는 수량대로 발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푸르밀 부산 대리점대책위원장은 “회사는 마지막까지 장사만 가능하면 만사 오케이라는 입장인 것이느냐”며 “재고도 얼마나 두고 장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단체는 2차 노사 협의 이후 발표될 사측 입장을 먼저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푸르밀 부산 대리점대책위원장은 “무책임한 사측 태도에 분통이 터지지만 2차 교섭 이후 회사 입장에서 대리점주를 위한 방안이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며 “지금처럼 대리점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단체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푸르밀은 이달 17일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내달 30일자로 사업종료·정리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 측은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 담보 제공 등 특단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푸르밀 노동조합(노조)은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등 총수 일가가 무책임한 직원 해고로 임직원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푸르밀 사업 종료 수순을 규탄했다. 이후 노조는 이달 24일 사측과 1차 교섭을 통해 이번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에 낙농가 50여명은 집회를 열고 “독단폐업 푸르밀을 규탄한다”며 “낙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푸르밀은 이달 31일 오후 2시에 노조와 2차 노사 교섭 자리를 갖는다. 자리에서는 사업종료에 대한 방안을 서로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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