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년 연속 사망자 수가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고속도로 졸음쉼터’ 등과 같은 시설이 사고 예방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7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176명이던 사망자 수는 지난해 171명으로 줄어 공사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 운전자 안전쉼터 된 ‘졸음쉼터’
이제는 휴게소만큼이나 고속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졸음쉼터’는 운전자들에겐 ‘안전 쉼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공사 직원 제안으로 2011년 처음 도입된 졸음쉼터는 실제 졸음운전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사에 따르면 2010년 졸음운전 사망자 수는 119명에 달했지만, 쉼터를 설치한 후 71명(2011~2021 평균)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실제 교통사고 예방효과를 확인한 만큼 현재 234곳인 졸음쉼터를 내년까지 254곳까지 늘릴 계획”이라면서 “잠깐의 휴식으로 운전자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쉼터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점 일대 도로에 색깔을 입혀 차량의 올바른 진입을 유도하는 ‘노면 색깔유도선’도 사고 예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처음 생긴 노면 색깔유도선은 경찰 협조를 받아 2012년 서해안선 안산분기점에 설치됐다. 연간 20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던 이 구간은 색깔을 입힌 후 사고 발생률이 연간 3건으로 크게 줄었다고 한다.
● 장시간 운전하는 화물차 집중 관리
장시간 운행으로 사고 발생률이 높았던 화물차 사고 예방에 적극 나선 것도 효과를 봤다. 지난해 3월 도입한 ‘휴식마일리지’ 제도는 특히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운전 시작 2시간 내에 고속도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QR코드 인증을 하면 횟수에 따라 주유권 등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설문 조사결과 응답자의 10명 중 9명이 ‘휴식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2시간 내 휴식 비율도 제도 시행 전 35%에서 87%로 크게 늘었다. 제도 시행 첫해 8301명(5~12월)이었던 참여자 수는 올해 8월 기준 1만7110명으로 늘었다.
이밖에 화물차 뒷쪽에 커다란 눈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는 ‘잠 깨우는 왕눈이’ 스티커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눈 모양의 반사지 스티커로 주간에는 후방차량 운전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스티커로 유도하고 야간에는 전조등 빛을 약 200m 후방까지 반사시켜 전방 주시태만·졸음운전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제도를 적극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제 운전자 안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교통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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