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남욱의 “대장동 지분 일부, 이재명측 몫” 진술에 주목
정영학 녹취록-남욱 진술 곳곳… ‘김만배≠소유주’ 취지의 주장
金은 “공동경비용… 내 명의” 강조
檢, 차명소유 등 가능성 수사 확대
“‘니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거다’라고 얘기해줘라.”
지난해 10월 미국에 머물고 있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같이 메모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서 나오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그분’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검찰에 진술해 달라고 김 씨가 회유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공판에서 ‘김 씨가 자신의 대장동 사업 지분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분이라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은 이처럼 남 변호사가 여러 차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김 씨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주목하며 ‘그분’이 누군지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바뀌고 엇갈리는 진술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가 확보한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남 변호사의 검찰 진술 내용 등에는 천화동인 1호 소유주가 김 씨가 아니라는 취지의 내용이 곳곳에 등장한다.
2020년 10월 30일자 정 회계사 녹취록에는 김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천화동인 원(1호)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라고 발언한 대목이 등장한다. 지난해 10월 김 씨가 남 변호사에게 전화한 것도 이를 부정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 “김 씨가 제게 천화동인 1호가 김만배 것이라고 진술하면 녹취록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남 변호사가 대장동 공판에서 정 회계사를 신문하며 “2015년 김만배 씨가 본인도 12.5%밖에 지분이 안 되고, 나머지는 이재명 시장 측의 지분이라고 얘기했다”고 발언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계사는 당시 법정에서 “전혀 기억이 없다. 김만배 씨가 50%를 갖고, 저한테 남욱 25%, 저(정 회계사) 16% 이렇게 만들라는 건 기억난다”고 답했다.
○ 베일에 싸인 천화동인 1호
남 변호사는 대장동 배당수익 4040억 원 중 약 25%인 1007억 원을, 정 회계사는 약 16%인 644억 원을 배당받았다. 대외적으로 김 씨 소유로 여겨지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3호의 배당금액 합계는 4040억 원의 약 50%(49.2%)인 1987억 원이다.
검찰은 최근 유 전 사장 직무대리를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의 지분구조 등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2015년 7월 작성한 대장동 사업 지분 배분표 등에 다른 법인들과 달리 천화동인 1호는 투자 및 회수금액 등이 적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차명 소유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다만 김 씨는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 운영비와 직원 퇴직금 등 공동경비를 지출하기 위해 내 명의로 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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