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랍니다.”
31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시민들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공간에 하얀 국화 수백 송이가 놓여 있었다. 이른 아침 경기 성남시 집을 나섰다는 정지훈 씨(82)는 꽃을 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씨는 “희생자 대부분이 20대던데, 손자 손녀도 20대 대학생이라 더 안타깝다”며 “부디 아이들이 좋은 곳에 가 편히 쉬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서울 곳곳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특히 참사 현장이 한눈에 보이는 이태원역 1번 출구는 추모글이 적힌 메모지와 국화, 시민들이 술을 따라놓은 잔 등으로 가득했다. 사고 당시 현장 근처에 있었다는 서건훈 씨(36)는 무릎을 꿇고 묵념을 한 뒤 절을 올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혼자만 빠져나와 죄송하다”고 했다.
서울시도 이날 오전 10시부터 중구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국가애도기간인 11월 5일까지 운영하기로 했고, 용산구도 녹사평역 인근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인근 유치원생 10여 명이 찾아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튀니지 국적의 지헤드 제마이 씨(33)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 저도 이태원을 다녀왔다”며 “안타까움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분향소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문구가 적힌 흑백 이미지 등을 업로드하며 온라인 추모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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