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학교 안전교육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참사와 같은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현행 안전교육에 군중 밀집 지역의 안전 수칙과 관련된 내용을 보강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해도 컸다”며 “다중 밀집 장소의 안전수칙 등을 포함한 안전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해 관련 교육이 내실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관 부처인 교육부는 ‘학교 안전교육 7대 영역 표준안’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7대 영역은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가 포함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체험형으로 개선하면서 2015년 이같은 내용의 표준안이 마련됐다. 유초중고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매 학년마다 최소 51차시(1차시는 40~50분)의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표준안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생활안전 항목의 ‘다중이용시설 안전수칙’ 부문에선 초등학교 1·2학년은 ‘복도와 계단에서의 안전한 통행’, 3·4학년은 ‘안전하게 대피해요’ 과정을 배우도록 했다. 5·6학년은 ‘비상구로 안전하게 대피해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학교 과정에 공연장 등 다중밀집시설 이용 안전 수칙이 포함돼 있다. 다만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이동하라’는 내용이 위주여서, 이번 참사처럼 주최 측 없이 불특정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안전교육 표준안에서는 군중 밀집 지역 안전교육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표준안 개정을 논의 중인 집필진에게 군중 밀집 장소에 대한 안전 수칙을 보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집필진은 2일 회의를 열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집필 책임자인 오준영 전북 부남초·중 교사는 “다중 밀집 지역에서 학생들이 빨리 위험을 인지하고, 위험 상황을 피하는 과정부터 가르칠 필요가 있다”며 “기존 표준안은 교사들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자료였다면, 개정안은 학생들의 위기 대처 방법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표준안 등 학생 안전교육 자료에 이번 사례를 반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대규모 군중이 밀집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위험을 판단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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