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10시 반경 지하철을 탔는데 핼러윈 복장을 한 젊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태원역을 지나니 열차가 텅 비었는데 내린 사람들은 사람이 많아 계단도 제대로 못 올라가더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지났다는 이모 씨(47)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이태원역에는 13만131명이 몰렸지만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무정차 통과는 역사 인근 집회나 행사시 유관기관 요청이 있는 경우 이뤄진다. 다만 화재나 침수 등이 발생하면 공사 자체 판단으로 무정차 통과를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참사 전에 유관기관들의 무정차 통과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말이 엇갈린다. 경찰은 행사 사흘 전인 26일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요청이 아니라 문의였고 공문을 받지 못했다”는 공사 측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참사 당일 오후 9시 38분 이태원역장에게 전화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사는 “사실무근”이라며 그 시간엔 오히려 역장이 경찰에게 출입구 승객 진입 통제를 요청했다고 맞서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경찰은 오후 11시 11분에야 전화로 무정차 요청을 했고 이때는 귀가 시민이 많아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유정훈 아주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찰 주장이 맞더라도 참사 최소 1시간 전 무정차 통과를 공지했어야 인파가 분산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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