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음) 막 압사당할 것 같은데. 좀 부탁드릴게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막 제가… (잡음)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잡음) 장난 아니에요. 장난 전화 아니에요.”
29일 오후 8시 53분경.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인 해밀톤호텔 뒤편에서 인파에 휩쓸렸던 시민 A 씨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어 “장난 전화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인파 속에서 걸려온 A 씨의 전화는 ‘지직’하는 잡음 소리로 가득했다. 그로부터 1시간 22분 뒤 골목길에 갇혀 있던 대규모 인파가 넘어지면서 156명이 깔려 숨졌다.
1일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전에 접수된 112 신고내용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고 직전 압사 사고를 우려하며 출동해달라는 11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9번은 신고자가 직접적으로 ‘압사’라는 단어를 언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 시각
신고 내용
오후 6시 34분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아요"
오후 8시 53분
"사람이 너무 많아서 00(지직) 막 압사당할 것 같아서 우리가 *** ***라는 곳이에요, 00(지직) 좀 부탁드릴게요"
오후 9시 10분
"아, 저기 저기, 아 저 뭐야, 뭐라고 하지, 할로윈 축제중인데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오후 10시 11분
아~(비명소리) 아~(비명소리),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약 4시간 전 처음으로 압사 사고를 언급한 신고가 있었단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사고가 났던 골목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오후 6시 34분에 경찰에 신고한 B 씨는 “골목이 사람들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를 당할 것 같다”며 “너무 소름끼친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통제를 해줘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B 씨는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있다”며 “아무도 통제를 안 한다. 경찰이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들어오게 해줘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쏟아져서 다니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날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인 오후 9시경 접수된 신고 전화는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진짜 사람 죽을 것 같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후 9시에 신고 전화를 신고자는 “긴급출동을 하셔야 될 것 같다. 대형 사고가 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저는 지금 (술집 앞에서) 구조돼있다”고 했다. 오후 9시 2분에 걸려 온 다른 신고 전화엔 “진짜 사고 날 것 같다. 사람들 다 난리 났다”며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라는 다급한 내용이 담겼다.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 11분 걸려 온 신고 전화에는 비명이 담겨 있었다. 신고자 C 씨는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났어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 11건 중 4건에 대해서만 현장 출동을 했고, 나머지 6건에 대해서는 전화 상담으로 종결했다. 현장 충돌 기준에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출동 경찰관이 판단했던 것 같다”고 나머지 1건의 종결 내용에 대해선 “현재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별 감찰 등을 통해 당시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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