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한국 못와”… 시신 운구비용 1000만원 친구들이 모으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일 03시 00분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숨진 외국인 26명 안타까운 사연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 마련된 핼러윈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외국인들이 서로 끌어안은 채 슬퍼하고 있다. 뉴시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 마련된 핼러윈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외국인들이 서로 끌어안은 채 슬퍼하고 있다. 뉴시스
“일단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스리랑카로 시신을 보내기로 했어요….”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장례식장.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고나갈라 무나우페르 씨(27·스리랑카)의 친구 모하메드 카티르 씨(36)는 “유족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태원 참사로 14개국 외국인 26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 유족 상당수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시신 운구와 장례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한 이란(5명)과 스리랑카(1명), 우즈베키스탄(1명) 등의 경우 유족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해 당장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신 운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카티르 씨는 “스리랑카로 시신을 보내려면 한국 돈 1000만 원 정도 들 것 같다”고 했다. 운구업체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영공이 폐쇄된 상황이라 선박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 유족들은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다. 1일 오후 경기 고양의 한 병원에선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한국계 오스트리아인 김모 씨(25)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김 씨의 어머니는 아들 이름을 반복해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과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다”며 한국어학당에 입학했던 김 씨는 다음 주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숨진 미 켄터키대 간호학과 학생 앤 마리 기스케 씨(20)는 미 연방 하원의원의 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의원(오하이오)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조카는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리는 조카를 너무 사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에 대해 국민과 동일하게 위로금 2000만 원과 장례비 최대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체류 신분의 외국인 희생자 역시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시신 운구비용#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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