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현장에 제사상을 차린 상인의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일 MBC PD 수첩 ‘긴급 취재 이태원 참사’ 편에는 사고 현장인 골목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 씨의 모습이 담겼다.
상점에서 초 2개와 국과 밥, 배, 감 등 과일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온 A 씨는 골목 한가운데 분홍색 돗자리를 폈다. 참사 이후 시간이 멈춘 골목에는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A 씨는 돗자리에 자신이 가져온 쟁반을 놓고 라이터로 초에 불을 붙였다. 이어 신발을 벗고 절을 올린 A 씨는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꼈다.
현장 보존을 위해 골목을 통제 중인 경찰은 A 씨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A 씨는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봐줘야 된다”며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 먹여야 될 것 아니에요”라고 소리쳤다.
경찰 여러 명이 나서자 A 씨는 “그러지 마시라. 저기(제사상)는 놔둬라. 손도 대지 마라”고 울부짖으며 주저앉았다. 결국 현장의 경찰들도 울음을 참지 못했고 주저앉은 A 씨를 위로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골목에서 오랜 시간 상점을 운영해온 A 씨는 참사 당일 상점 문을 열어 많은 부상자를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구한 부상자보다도 많은 희생자가 눈앞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해당 장면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슴이 아프다”며 슬퍼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평소에도 친절하고 멋있으셨던 사장님이시다”며 “마지막에 밥도 든든하게 챙겨주시는 따뜻한 마음씨가 꼭 사장님께 큰 은혜로 되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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