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밥은 먹여야지” 골목에 제사상 차린 상인…경찰도 눈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1월 2일 14시 26분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현장에 제사상을 차린 상인의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일 MBC PD 수첩 ‘긴급 취재 이태원 참사’ 편에는 사고 현장인 골목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 씨의 모습이 담겼다.

상점에서 초 2개와 국과 밥, 배, 감 등 과일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온 A 씨는 골목 한가운데 분홍색 돗자리를 폈다. 참사 이후 시간이 멈춘 골목에는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A 씨는 돗자리에 자신이 가져온 쟁반을 놓고 라이터로 초에 불을 붙였다. 이어 신발을 벗고 절을 올린 A 씨는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꼈다.

(MBC ‘PD수첩’ 갈무리)
(MBC ‘PD수첩’ 갈무리)
현장 보존을 위해 골목을 통제 중인 경찰은 A 씨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A 씨는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봐줘야 된다”며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 먹여야 될 것 아니에요”라고 소리쳤다.

경찰 여러 명이 나서자 A 씨는 “그러지 마시라. 저기(제사상)는 놔둬라. 손도 대지 마라”고 울부짖으며 주저앉았다. 결국 현장의 경찰들도 울음을 참지 못했고 주저앉은 A 씨를 위로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골목에서 오랜 시간 상점을 운영해온 A 씨는 참사 당일 상점 문을 열어 많은 부상자를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구한 부상자보다도 많은 희생자가 눈앞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해당 장면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슴이 아프다”며 슬퍼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평소에도 친절하고 멋있으셨던 사장님이시다”며 “마지막에 밥도 든든하게 챙겨주시는 따뜻한 마음씨가 꼭 사장님께 큰 은혜로 되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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