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자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와 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사고 후 1시간 넘게 지나서야 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수뇌부보다 먼저 보고를 받아 ‘경찰-행안부-대통령실’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 순서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김광호 서울청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6분 이번 참사와 관련해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았다. 사고가 발생(오후 10시 15분)한 지 1시간 21분이 지난 시점이다. 이 서장은 이날 오후 11시 34분에 휴대전화로 첫 보고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2분 뒤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김 청장이 다시 이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에 대해 인지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청은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지난달 30일 0시 2분에 참사 관련 첫 ‘치안 상황 보고’를 받았다. 사고 발생 후 1시간 47분이 지난 시점이다. 3분 후 경찰청은 대통령실에 사고 내용을 보고했다. 윤 청장은 이날 0시 14분에 첫 보고를 받고 사안을 인지했다고 한다. 경찰수장이 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2시간 지나서야 사고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경찰청 보고가 이뤄지기 약 1시간 전 이미 소방당국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다음이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첫 신고가 접수된 지 38분 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달 29일 오후 10시 53분 대통령국정상황실에 곧장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1분에 사고 사실을 보고받았다.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시각보다 61분이나 빨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21분 “구조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
한편 행안부 중앙재난상황실로 소방당국의 첫 신고 내용이 접수된 건 지난 달 29일 오후 10시 48분이었다. 중앙재난상황실은 이날 오후 11시 19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포함한 재난안전 담당자들에게 문자로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장관은 문자가 도착한 지 1분 후 비서실 직원을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다. 윤 대통령이 사안을 보고받은 시각보다는 늦었지만 경찰 수뇌부가 사안을 파악한 시점보다는 빨랐다.
이를 두고 경찰 수뇌부의 사태 파악 및 대처 지시가 늦어 인명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감찰 및 수사를 통해 보고 및 대응이 늦어진 이유를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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