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겪는 학생들…“SNS부터 멈춰라”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3일 07시 13분


300명이 넘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 대부분이 10대·20대로 파악되면서 해당 세대가 겪을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외상) 회복이 과제로 꼽히면서 해결 방안이 관심이 쏠린다.

3일 뉴시스는 이번 사태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지원 방안들을 정리했다.

우선 초중고 학생은 관내 마련된 학생생활지원단 ‘위(Wee) 센터’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위 센터에 소속된 전문 상담순회교사 및 전문상담사는 심리적 위기를 겪는 학생에게 다양한 심리검사 및 심층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위 센터는 각 교육지원청별로 운영된다. 서울의 경우 교육청에서 총 24곳을 직영하고 있으며, 전문상담순회교사 80명과 전문상담사 40명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참사로 학생 6명과 교사 1명을 잃은 서울시교육청은 피해자가 발생한 학교에 집중 심리지원을 추진한다.

해당 학교에 특별상담실을 설치해 위기 학생의 심리를 검사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부상자 및 이태원 인근 학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위 센터 상담 인력이 우선 지원될 예정이다. 정신과 치료나 심리상담을 받는 학생에겐 1인당 최대 200만원의 치료비가 지원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심리 위기를 직접 표출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를 알아채는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이 강조된다. 교육청에 따르면 재난 후 3~7일 이내는 ‘급성기’로, 얼핏 침착해 보이기도 해 심리적 피해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육청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트라우마 신호로 ‘사건을 떠올리면서 수면과 섭식 등의 기본적인 자기돌봄을 하지 않음’, ‘초조, 혹은 심각한 불안’, ‘타해나 자해 또는 자살에 대한 위험이 감지될 때’ 등을 언급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트라우마 반응은 비정상적인 사건에 대한 정상적 반응”이라며 “트라우마 초기에 나타나는 반응들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이러한 반응이 왜 생겨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심리적 후유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월17일)을 2주 앞둔 만큼 고3 수험생들의 멘탈 관리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입시업계는 참사 관련 정보를 최대한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태원 참사 등 수능 직전 멘탈 관리에 방해되는 SNS는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수험생 가족 구성원 모두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인인 대학생들은 위 센터가 있는 초중고 학생들보다 심리지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대학생 피해자가 몇 명인지조차 집계되지 않아 지원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를 겪는 대학생들은 우선 교내 학생상담센터에서 별도의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대 학생상담센터와 국민대 학생생활상담센터는 지난 1일부터 ‘긴급심리지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명지대 학생상담센터는 지난 1일 “사고의 생존자와 목격자, 유가족 그리고 이번 참사 보도를 접한 모든 학생에 대한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가차원에서 운영하는 트라우마 지원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100명 규모의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축하고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등과 협업해 유가족과 부상자, 목격자 등 심리지원 대상자 파악에 나섰다. 통합지원단이 운영하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번호는 1577-0199번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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