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정부가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태원 일대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한 빵집이 문을 열어 눈길을 끈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일대 상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휴점한 상점 중 눈에 띄는 곳은 홀로 불이 켜진 빵집이었다. 참사 현장에서 240m 떨어져 있는 이 빵집 문 앞에는 ‘안타까운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며 휴점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있었다.
5일까지 영업을 쉬지만, 문은 열려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소방관, 구급대원, 경찰 등에게 커피 및 음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점주 오은희씨(42)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애도하는 마음에서 문을 닫는 건 맞는데 소방관분들이나 경찰분들이 어디 들어가서 잠깐 쉴 공간이 하나도 없지 않으냐. 여기 와서 인터넷도 쓰시고 잠깐 커피라도 한 잔 드시고 가시라고 (불을 켜놨다)”고 말했다.
오씨는 “사고 당시 저희 매장이 운영 중이었고 비명이라든가 울부짖는 소리가 매장까지 들렸다”면서 “그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구하려고 애쓰신 거를 제가 직접 봤기 때문에 모르는 척할 수가 없었다. 이태원에서 장사하는 입장에서 저희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 손실이라든가 가게의 피해라든가 이런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영업하는 것 자체가 도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제 자리에서 조용하게 (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분들도 오셔서 고맙다고 하셨다. 경찰분들도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제가 그렇게 크게 해드린 게 없는데 인사하러 오셔서 오히려 창피했다. 공무하신 분들께서 저희 매장 오셔서 위로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생 오진희씨는 “제가 헤아릴 수는 없지만 같은 나이대로서 청춘을 즐기고자 갔을 뿐인데 예기치 못한 사고에 희생되고, 그 당시 심정이 어땠을지”라며 “제가 이태원에서 일하고 있고, 119 맞은편에서 일하는데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생각이 깊으신 분”, “슬픔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일선 소방·경찰분들을 보살펴 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자로서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따뜻한 마음 응원한다”, “진정한 애도와 위로를 실천하는 건 역시 국민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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