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데이터센터는 ‘서버 호텔’… 24시간 작동해 발열 관리가 중요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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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부른 데이터센터
기업의 서버-네트워크 등 보관… 24시간 컴퓨터 작동해 화재 위험
해외서는 적정 온도 유지하기 위해 북유럽-바닷속 등 추운 곳에 건설
실시간 데이터 백업 체제 구축… 다른 위치의 데이터센터에 전송
자연재해-화재 등 정보 소실 예방

서버, 네트워크 등이 모여 있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여러 장소, 심지어 여러 대륙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기도 한다.사진은 한 데이터센터 안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서버, 네트워크 등이 모여 있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여러 장소, 심지어 여러 대륙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기도 한다.사진은 한 데이터센터 안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곳에 서버를 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사상 초유의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메신저, 전자결제, 택시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입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과연 무엇이기에 이렇게 화재 한 번에 전 사회가 먹통이 된 것일까요.
○ 데이터센터는 서버가 모여 있는 ‘호텔’
최근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데이터센터는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에 사용하는 서버, 네트워크 등 컴퓨팅 장비를 모아놓은 건물이나 시설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를 ‘서버 호텔(Server Hotel)’ 또는 서버가 모여 있는 농장이라는 뜻의 ‘서버 팜(Server Farm)’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버는 클라이언트(Client)와 함께 사용되어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보를 요구하는 쪽은 클라이언트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인터넷(웹브라우저)을 열고 ‘신문과 놀자’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나타나죠. 이때 인터넷은 신문과 놀자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클라이언트이고,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신문과 놀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 사이트(컴퓨터)는 서버(웹 서버)에 해당합니다. 서버에는 웹 서버, 메일 서버, 파일 서버, 게임 서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러한 서버는 매일 24시간, 1년 365일 중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는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온도, 습도, 전원 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버는 성능이 매우 좋은 컴퓨터입니다. 그리고 밤낮 없이 작동합니다. 컴퓨터가 작동할 때는 전기가 필요하고, 전기가 흐르는 곳에서는 열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컴퓨터 작동에서 열 발생은 불가피하고, 열이 너무 많이 발생할 경우 컴퓨터의 구성 요소가 손상되고 시스템 전반의 처리 속도가 저하되는 등 성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의 성능을 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발열 관리가 필수입니다.

컴퓨터는 사용량 증가에 따라 온도가 상승합니다. 이 때문에 수천, 수만 대의 서버가 한곳에 모여 있는 데이터센터는 컴퓨터의 과열을 막기 위한 냉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냉난방공조기술자학회(ASHRAE)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18∼27도로 권장합니다. 데이터센터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하므로 기업들은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페이스북과 구글은 자연 상태의 냉기를 활용하기 위해 북유럽 등 추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 백업이 필수인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에는 매우 많은 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와 기밀을 요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는 특급 보안 시설로, 테러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대외에 공개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데이터가 자연재해나 화재 등으로 소실되면 해당 기업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고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를 구성할 때는 장애나 재해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다른 위치의 데이터센터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백업 체제를 구축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백업 시스템을 멀리 떨어진 부산에 구축해 설령 한 곳이 물리적인 피해를 입더라도 다른 곳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이중화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륙 간 분산도 흔히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중화 설계를 통해 장애나 재해 발생 시 무중단 서비스를 하여 사용자가 문제 발생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고, 서비스 사용량이 집중될 때 이를 분산시켜 원활한 서비스를 보장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해서 운영하기도 하고, 부담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부 데이터센터를 빌려 사용하기도 합니다. 최근 화재가 발생한 데이터센터는 카카오가 빌려 사용하는 곳이었습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에는 1851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그중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659개가 있다고 합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156개이고, 꾸준히 증가해 2025년에는 188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많은 서버가 위치하고, 까다롭게 관리되는 공간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왜 서버들의 호텔이라고 하는지 아시겠지요.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데이터센터#서버 호텔#서버 팜#서버#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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